금호석화의 반격…어벤져스급 이사회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3.09 17:51
(왼쪽부터)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머니투데이DB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의 파격 카드가 전격 공개됐다. 70년대생 이사진으로 공격해온 조카(박철완 금호석화 상무)에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록있는 전문가들로 맞섰다. 배당도 전년 대비 2배 넘게 확대하는 한편 2025년까지 매출은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9조원 달성을 약속으로 내걸어 지속가능경영을 약속했다.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청사진도 내놨다.



금호석화, 이정미 전 재판관 등 영입 추진…ESG·독립·전문성 등 고루 고심 '흔적'


9일 금호석화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새 사외이사 후보로 이정미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정식 선임된다.

이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6기를 수료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7년까지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을 역임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서 파면 결정을 내려 주목받기도 했다.

금호석화 측은 이 변호사는 법률적 전문성은 물론 사상 두번째 여성 헌법재판관이자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두 번 역임한 대표적 여성으로 꼽았다. 향후 법리적 원칙을 기반으로 한 개방적 ESG 정책으로 조직 내 다양성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밖에 금호석화 측은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학교 경영대학교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을 추천했다.

박 교수는 환경부 중앙환경보전 자문위원을 거쳐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심의회 의원, 환경정책학회 부회장을 역임중인 환경정책 분야 전문가다. 여성 최초 한국행정학회 회장도 맡았다.

최 교수는 한국증권연구원 원장을 지냈고 이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재무·금융 부문 전문가로 활약했다. 현재 사회·환경 문제 프로젝트에 재원을 유통하는 한국임팩트금융 이사로 재임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황 교수도 기업지배구조 부문에서의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회사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뿐 아니라 비재무적 지표가 강화되는 지배구조 정책 환경 속에서 혁신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다. 최 교수와 황 교수는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다.

금호석화는 사내이사로는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 전무를 후보 추천했다. 백 전무는 적극적인 영업과 원가 개선을 통해 NB라텍스 등 합성고무, 합성수지 분야 진일보한 실적을 견인했다. 백 전무가 직책을 맡은 2016년부터 3년간 금호석화 별도 영업익은 125%나 상승했다.

금호석화는 새 이사 후보군을 바탕으로 이사회 변화도 꾀한다.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향후 ESG 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SG 위원회 뿐 아니라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이사회 내 설치키로 했다. 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회사는 2025년까지 매출액 9조원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내놨다. 신사업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았다. 2차 전지, 바이오 등 M&A 기반 대규모 고성장 플랫폼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년비 180% 증대된 배당안 제시…지속가능경영·진정성에 '방점'


배당안도 주목을 끈다. 이날 회사 측이 제시한 배당안은 보통주 1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지급하는 안이다. 단 이는 외부감사인의 감사결과 및 정기 주주총회 승인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이번 배당결의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8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금호석화는 총액 기준 408억700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이 지급됐다. 배당성향은 약 13.9%였다. 올해 결정된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배당성향은 19.9%다.

회사 측의 이같은 안은 주주들에 이익을 환원하는 한편 지속가능경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박 상무 측이 제안했던 배당안은 보류됐다. 회사 측은 "적법성 등에 관해 법원의 심리가 진행중"이라며 "해당 안건 상정 여부는 추후 법원의 결정에 따르되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하게 되는 경우 정정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만간 회사 측이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낸 뒤 박 회장 측과 박 상무 측도 공식적으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올 초 공시 기준 8.16%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표의 향방이 관건이다.

박 회장 및 그의 자녀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 지분율 합은 14.84%다. 박 상무 측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지분율(10.0%)보다 앞선다. 박 상무 측이 최근 모친과 함께 0.12%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지만 정관상 이는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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