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사라" vs "성장주 사야" 전문가들도 '분분'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1.03.09 20:35

'가치주를 사야 할까, 급락한 성장주를 더 담아야 할까.'

최근 이어지는 변동장에서 투자자들은 헷갈린다. 경기 회복 기대와 금리 상승 우려가 겹치며 고민이 깊어진다. 그간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서 연초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9일 코스피 대비 바이오주와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낙폭이 컸다. 코스닥은 이날 전일대비 2.99% 하락하며 877.73까지 내려갔다.

당장 증시 흐름은 기술주, 성장주 중심에서 경기민감주, 가치주로 무게 중심이 이동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보험 업종이 12% 남짓 올랐다. 철강금속(11%), 섬유의복·은행(6%) 등도 큰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3%대 빠지는 동안 미국 국채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기민감주가 빠르게 오른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약 2개월간은 가치주(리플레이션 관련주)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적인 추세는 금리 상승에 무게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에 금리 상승뿐 아니라 디지털세, 독점 문제 등 매크로 이벤트 측면에서도 성장주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다"며 "지금보단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성장주를 살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가치주 가운데 경기 소비재와 에너지, 금융이 손꼽힌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 업종 중 여행·레저, 서비스, 항공, 스포츠, 패션(명품, 아웃도어), 화장품(색조) 이익 개선 기대와 주가 강세가 상반기 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기업 생산설비 확충과 G2(미국·중국)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재정정책 수혜가 더해져 산업재도 회복이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다.


박 연구원은 "장기간 업황 부진에서의 턴어라운드와 신산업과의 결합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까지 기대되는 기업이 즐비하다"고 했다. 건설기계, 자동화 설비, 신재생에너지, 국방 등이 해당한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41p(0.93%) 내린 896.3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9p(0.67%) 내린 2,976.12, 원·달러 환율은 7.4원 오른 1,140.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1.3.9/뉴스1


반면 기존 성장주가 여전히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치주가 주도주로 부상하기 위해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돼야 하지만 과거 패턴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물가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한 2009년 하반기부터 2011년 상반기 미국 채권 금리를 살펴보면 2010년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3.9%에 달했지만 금리 고점은 낮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동결, 유동성 공급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은 긴축보다 완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물가 상승국면에서 IT(정보기술)와 경기 민감 업종이 지수 대비 초과 이익을 내긴 했지만 경기 민감 업종과 은행업은 물가와 금리 변화에 등락을 반복했다.

이 팀장은 "펀더멘털 장세에서 2분기 가치주가 코스피 상승탄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만 주도주로서 자리매김은 쉽지 않다"며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업종 등 기존 주도주가 이익 레벨업, 기여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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