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여니 '韓·美 컴퓨터게임' 훈련?…野 "최대 수혜자 김정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1.03.08 18:12

[the300] 기동훈련도 FOC 평가도 없어…北 특이동향 주목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및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뉴스1

한·미 군당국이 8일 시작된 전반기 한·미훈련도 야외 기동 훈련(FTX) 없는 컴퓨터 모의실험 방식 지휘소 훈련(CPX)으로 진행한다. 2019년부터 3년째 연합훈련에서 야외 기동훈련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한·미 훈련이 '컴퓨터 게임'처럼 돌아가는 것으로 야권에선 "최대 수혜자가 김정은"이란 주장이 나온다.

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훈련은 8일부터 18일까지 9일간(주말 제외) CPX 방식으로 실시된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2018년까지 매년 3월 말~4월 초 대규모 FTX인 '독수리훈련'(FE)을 실시했다가 2019년 이를 폐지했다. 당시 군 당국은 FE 폐지의 배경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을 거론한 바 있다.

앞으로도 대규모 연합훈련이 컴퓨터 모의 실험 위주로 돌아가면 군 약체화가 우려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처럼 돼가는 건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해 대규모 기동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훈련에선 당초 예정과 달리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검증 중 2단계인 FOC(완전운용능력) 평가도 제외됐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코로나19 상황과 전투준비태세, 한반도 평화정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이번 훈련에선) FOC 검증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며 "이번 훈련 중 한국군 4성 장군 주도로 미래연합사가 전구(戰區) 작전 수행을 위한 예행연습을 일부 실시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훈련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을 맺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미)훈련은 방식과 규모 면에서 유연하고 최소화된 형태로 진행된다"며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발표를 달리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면적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군이 훈련 규모를 줄였다는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요구했던 훈련 취소는 아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메시지 전달 등 어떤 방식이든 반응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에이브럼스 미군 사령관은 이번 한·미훈련을 '전산놀이(comp-game)'라 평했다"라며 "컴퓨터로만 진행되는 훈련이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당연히 최대 수혜자는 김정은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측 동향에 대한 질문에 "현재까진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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