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고문까지? 수지 측 인사 체포 다음날 사망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1.03.08 11:30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반대 시위에 대한 대응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인사가 군경에 체포된 뒤 하루 만에 사망했다. 현지 노조는 8일(현지시간) 전국적인 파업을 추진한다.

지난 7일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된 킨 마웅 랏의 장례식에서 시민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AFP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파베단구 의장인 NLD 소속 킨 마웅 랏(58)이 지난 6일 자택에서 군경에게 끌려간 뒤 다음 날 시신으로 돌아왔다.

킨 마웅 랏의 가족은 7일 아침 파베단 경찰로부터 그가 실신한 후 사망했으며 병원에서 시신을 회수해가야 한다고 통보받았다고 미얀마나우는 전했다. 시신은 피에 젖은 상태였으며 머리와 몸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에서는 그가 고문을 당해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구정치범협회(FPPS) 소속 툰 치는 AFP에 "킨 마웅 랏이 가혹한 심문을 받은 것 같다. 그의 시신은 공동묘지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킨 마웅 랏 가족측 마웅 마웅 변호사에 따르면 부검을 진행했지만 아직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웅 변호사는 "부검 결과보고서가 사실일 수도 있지만 병원 관계자들이 원하는 대로 쓸 수도 있다"며 "경찰이 이 살인사건을 조사해 체포 당시 건강한 상태였던 킨 마웅 랏을 살해한 주범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진행된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된 킨 마웅 랏의 장례식./사진=AFP
최근 군부에 적극 대항해온 NLD 당원들이 표적이 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폭력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군부 지지자들에 의한 '백색 테러'가 발생했다. 백색테러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우익세력의 테러를 뜻한다. 이날 오전 미얀마 중부 마궤의 한 마을에서 군부와 연관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NLD 지역 대표와 가족 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했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실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군부에 체포된 이들은 1700명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주요 노조들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기 위해 8일부터 전국적 파업에 돌입할 것을 노조원들에게 요청했다. 미얀마 경제를 멈춰 세워 군부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평소처럼 경제활동이 계속되면 미얀마 시민을 억압하는 군부만 이득을 취하게 된다"며 "민주주의를 되찾을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1일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1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다시 실시해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은 1년간의 비상사태 해제 뒤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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