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분쟁 터지자 그들은 던졌다…금호석화 주가도 ↓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3.08 07:00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이번주 이사회를 기점으로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1월 경영권 분쟁 신호탄이 터진 후 외인과 기관은 2500억원 어치를 매도하는 등 관망세다. 특히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측 중요 발표시마다 기관은 오히려 주식을 팔아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감을 보였던 것으로 해석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회장 측과 특별관계 해소 공시를 내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한 직후부터 최근까지(1월28일~3월5일) 기관투자자는 약 1057억원 어치를 팔았다. 외국인도 1443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은 개인이 받았는데 이 기간 개인은 약 257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영권 분쟁 이슈로 단기 차익을 기대해 올라탄 개미들이 앞으로 주가 변동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금호석화 주가는 지난 1월28일 27만7000원(종가기준) 고점을 찍은 뒤 지난 5일 23만4000원까지 내렸다. 일별 급등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하향한 것이다. 2월부터 박 상무 측이 주주제안 배경이나 세부 계획들을 내놓고 있음에도 주가가 빠졌다.

실제 주요 분기점마다 기관이 보인 매매 태도는 박 상무 측에 더 냉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주식 매입보다는 매도를 택해 꾸준히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박 상무가 처음으로 직접 주주제안의 배경을 밝히면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을 내걸었던 지난 2월23일 저녁 직후인 24일 하루 거래에서 기관은 약 150억원 어치를 팔았다. 같은 날 외국인이 139억원치, 개인이 59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박 상무 측이 직접 웹페이지를 개설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던 지난 3일 하루 동안에는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억원 어치, 95억원 치를 동반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01억원 어치 사들였다.

지난 5일 기준 금호석화 주가는 연초 대비 61% 오른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 이슈도 있었지만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도 컸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3.1% 늘어난 74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11년(8390억원)에 버금갔다. 2020년 호실적이 예고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주가 상승률은 87.1% 올라 코스피 상승률(30.8%)을 웃돌았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대유행)이었다. 금호석화는 현재 합성고무 일종인 NB(니트릴부타디엔) 라텍스 글로벌 생산 1위(생산 점유율 35% 추정) 기업이다. 위생 방역에 대한 인식 제고로 NB라텍스 수요는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금호석화가 2016년 말(연 20만톤), 2018년 공장 증설(15만톤)을 잇따라 결정했던 게 '신의 한수'가 됐다. 양산시점에 맞물려 NB라텍스 초호황기를 맞아서다. LG화학이나 대만 기업들이 뒤따라 증설에 나서는 중이지만 당분간 그 수혜는 미리 증설을 마친 금호석화가 누릴 전망이다.

당시 투자 결정을 이끈 것이 박 회장과 현 경영진이다. 50년 넘게 석유 화학 업계 몸담아 '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던 박 회장의 경영 철학이 뒷받침됐다는 후문이다. 회사의 입장에선 올해 본격적으로 '노젓기'를 시작할 시점에 경영권 분쟁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난 셈이다.

향후 주총 표대결에서도 이같은 관록은 무시치 못할 변수가 될 수 있다. 주요 기관 입장에선 '배당'과 같은 단발 이슈 뿐 아니라 회사가 장기투자의 가치가 있는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도 함께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 등락이 있긴 했지만 금호석화는 2016년 매출액 3조9704억원에서 지난해 4조8095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1571억원에서 7422억원으로 불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163%에서 59.7%로 낮아졌다.

박 상무 측이 내세웠던 2차전지, 수소 등이 업계 뜨거운 감자긴 하나 실현 가능성이나 경쟁력은 검증이 아직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한편 이 금호석화 측은 늦어도 이번 주 이사회를 개최한다. 9~10일이 유력시된다. 정기주총은 늦어도 26일까지 개최된다.

경영권 분쟁 공식화 직후 "경영 안정성과 기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 밝힌 것 외에 잠잠했던 박찬구 회장 측에서 어떤 카드로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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