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달 수입 증가율이 2018년 11월(11.5%)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달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수출에 가려졌지만, 수입 역시 역대급 증가세 경기회복을 점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3.9% 늘어난 421억1000만달러(한화 47조5421억원)를 기록했다. 수출은 9.5% 늘어난 448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27억1000만달러 흑자다.
수입 증가율이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1월 11.5%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등 각종 대외악재로 수입이 마이너스 또는 한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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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64% 증가…투자가 살아난다━
고무적인 것은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재란 다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계, 공장건물 등으로 투자에 사용되는 재화다.
지난달 자본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6.2%가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는 64.2% 증가했고 컴퓨터 처리장치 수입은 68% 늘었다. 전동기와 발전기 수입 증가율은 133.4% 증가해 100% 넘게 확대됐다. 전세계적으로 호황을 맞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자본재 수입 증가는 설비투자 증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계 등 각종 장비가 필요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상 상당 부분을 수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시차를 두고 고용이 확대되고 소비가 활성화된다. 자본재 수입증가가 경기회복의 첫번째 신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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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꿈틀'…수출 전망도 '맑음'━
수출 전망 또한 나쁘지 않다. 기업 수출활동과 관련이 높은 중간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6.3% 증가했다. 감광성 반도체 디바이스는 53%, 알루미늄 괴는 16.2% 늘었다. 프로세서와 컨트롤러도 5.3% 수입이 증가했다.
한국이 수출하는 상품의 원재료가 되는 소재와 장비에 대한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수입증가분 기여도는 중간재 59.5%로 절반이 넘었다.
실제로 수입과 수출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수입이 1.7% 늘었던 지난해 9월에는 수출이 7.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수입과 수출이 각각 2.2%, 12.4% 증가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수입이 감소했던 지난해 5~8월, 10~11월에는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국내기업에 상품주문이 줄면, 원자재 수입도 함께 줄이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입증가 품목들은 투자와 수출활동과 직접적 관련이 높고, 수입품목을 활용해 상품을 제조하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모두 수출이 증가했다"며 "수출과 수입 증가는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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