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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며 고령화 가속…'일하는 고령층'↑━
인구 변화는 노동시장 구조를 뒤흔들었다.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1990년대 후반 줄어들기 시작했고, 전체 인구는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연히 노동시장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2013년 이미 전체 노동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이 10%를 넘겼다.
와카미야 마사코씨의 이야기는 '100세 시대'의 '모범'으로 꼽히는 대표적 사례다. 그는 은행 은퇴를 앞둔 58세에 생애 첫 PC를 갖게 된 뒤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워 81세였던 2017년 앱 개발자가 됐다. 전세계를 돌며 강연하고 고령층에게 IT 기술을 전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초청으로 2017년 열린 애플 연례 세계개발자대회에 초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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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성장한 시장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내각부는 일본인의 평균 수명이 2060년 남성은 84.19세, 여성은 90.93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의료 서비스 노동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시세이도를 비롯한 일본 화장품 기업들도 일찌감치 시니어 전용 브랜드와 제품을 출시했다. 고령층 대상 음식 배달 서비스, 고령층 픽업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의료, 노인용품 등 일본의 실버산업 시장을 2025년 101조3000억엔(한화 약 1000조원)으로 추산했다.
늘어나는 고령층은 첨단 분야인 로봇 시장도 바꾸고 있다. 음성 등으로 사람의 감정을 추정하는 반려로봇 출시가 늘면서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NEDO)는 일본 서비스 로봇 시장 비중이 2025년 산업용 로봇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관리·민간 연금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며 금융시장 역시 필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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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고령층 늘었지만…대부분 비정규직 ━
불안정한 일자리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위기 국면에서 노인 빈곤 문제를 부각시켰다. 팬데믹 선포 직후인 지난해 3월 로이터는 비정규직 위주인 일본 고령층들의 일자리가 팬데믹 이후 사라지며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고령자 증가가 반드시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편견을 깨는 목소리도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019년 주요20개국(G20) 심포지엄 연설에서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경제성장을 방해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라고 하겠지만, 기술 혁신의 영향을 고려하면 대답은 '아니오'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청년·중년·노년층 각각에게 가능한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는 전세대의 노동생산성 증대와 거시경제적 성장률 제고 및 개개인의 삶의 질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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