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선정도 안 했는데 공사가 끝났다고요?"…수상한 방진망 공사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3.05 07:06

전주시 효자동 경로당 설치 사업…전북도 예산 반영
사업계획서 접수 중인데 방진망 설치 완료…전주시 “진상조사”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경로당 건물 창틀에 설치된 방진망.2021.3.5© 뉴스1
(전주=뉴스1) 이정민 기자,이지선 기자 = 최근 전북 전주시 효자동 일대 경로당 수십 곳에 수천만원 상당의 ‘방진망’이 설치돼 의문을 낳고 있다.

전북도 보조금으로 설치됐어야 할 시설물인데, 보조금이 교부되기 전에 이미 설치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선 공사 뒤 대금을 나중에 지급하는 이른바 외상공사가 진행됐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5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해 ‘경로당 기능 보강’ 사업을 전북도 예산에 반영했다.

이 중 효자 1·2·3동에 자리 잡은 경로당 42곳에는 ‘미세먼지 차단 나노 방진망’ 설치가 예정됐다. 창문 바깥에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방진망을 달아 각종 오염물질로부터 노인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방진망 설치비용으로 배정된 예산만 5800여만원이다.

전주시는 이들 경로당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있다. 경로당의 회장이나 총무 등 운영진으로부터 받은 사업계획서를 행정에서 검토한 뒤 보조금을 주는 형태다.

사업계획서에는 방진망 설치가 필요한 이유, 업체로부터 받은 견적서 등이 포함된다.

또 ‘보조금을 받기 전까지 업체를 선정하거나,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청렴 서약서도 첨부해야 한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경로당 건물 창틀에 설치된 방진망.2021.3.5© 뉴스1

그러나 실제 전주시 효자동 일대 경로당 5곳을 직접 방문해보니 방진망 설치가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


한 경로당의 노인회장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적도 없다”면서 “지난달에 누군가 찾아와 방진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경로당에 설치된 방진망은 모두 전주의 한 업체에서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명백한 외상공사인데, 누군가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해당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전주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전주 완산구청 관계자는 “이번 보조금은 경로당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 검토를 마친 뒤 지급하게 되어 있다”며 “현재 전주시로부터 이들 경로당에 지급해야 할 보조금을 송금받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로당에서는 이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진상파악을 벌인 뒤 문제가 드러나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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