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뜨면 돈 번다…저작권 경매로 '연평균 8%대 수익'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21.03.01 23:30

음악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회원수 26만명, 월 거래액 50억 돌파

가수 김재환이 24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7회 2020 APAN MUSIC AWARDS’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2020 APAN AWARDS 조직위원회
#지난해 6월, 음악 저작권 플랫폼 '뮤직카우'에서는 워너원 출신 김재환의 두번째 미니앨범 타이틀 곡 '시간이 필요해'가 경매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날 경매에는 김재환의 팬부터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까지 1200여명이 참여했다. 응찰자가 몰리면서 1만8000원에 시작한 경매는 최고 낙찰가 30만원을 기록했다. 16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된 것이다.

음악 저작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 팬들 중심으로 거래되던 음악 저작권에 최근에는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 음원 수요가 증가하면서 짭짤한 저작권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뮤직카우, 회원 수 26만명, 월 거래액 50억 돌파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음악 저작권 플랫폼을 시작한 뮤직카우(정현경 대표)의 지난 1월말 기준 회원수는 26만명으로, 2019년말(4만2500명)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말 회원 수는 22만8256명으로, 한 달 사이 3만명 넘게 늘어났다.

덕분에 뮤직카우의 월 거래액도 지난달 5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회사는 현재의 성장세라면 올해 거래액 600~700억원 수준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년 4월 설립된 뮤직카우는 무형자산인 음악 저작권을 금융상품화해 거래 시스템을 만들었다. 회사는 발매된 지 2~3년이 지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음악 저작권의 50%를 작곡·작사가로부터 매입하고, 주식처럼 분할해 경매를 실시한다.

경매가 이뤄지면 총 낙찰액 가운데 매입금액을 제외한 수익의 절반은 작곡·작사가에게 창작지원금으로 주고, 절반은 뮤직카우가 갖는 구조다. 이후 매달 한국음악저작권협회로부터 저작권료를 받아 주식 수에 맞춰 배분한다. 경매 이후에도 회원 간의 저작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뮤지카우는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듣는 음악'에서 함께 '소장하는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며 "저작권료 수익은 통상적으로 발매된 해에 가장 크며, 2~3년 차에 크게 줄어든 후 차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자체 평가시스템을 통해 3년간 저작권료 연평균 수익률 8.7%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작년 낙찰가 기준 최고 인기곡은 김재환의 '시간이 필요해'


경매 시작가는 곡의 가치에 따라 다르다. 뮤직카우는 최근 5개년과 12개월의 저작권료를 분석해 곡의 가치를 책정하고, 낙찰은 최고가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이수현의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는 최근 12개월 저작권료가 총 8557주 기준 주당 4522원이다. 경매 시작가는 2만원이다. 드라마 '아이리스'에 삽입된 김태우의 '꿈을 꾸다'는 총 8000주 기준 저작권료가 주당 622원, 경매 시작가는 5500원이다.

지난해 최고 낙찰가 곡은 김재환의 '시간이 필요해'다. 총 1273명이 입찰했고, 시작가 1만8000원, 최고 낙찰가 30만원을 기록했다. 2위는 지아의 '술한잔해요'(입찰자 1589명, 시작가 1만3500원, 낙찰가 28만원), 3위는 한해, 양대일의 '사실은'(211명, 9000원, 22만원), 4위는 워너원 'Beautiful'(398명, 3만1000원, 14만500원), 5위는 핑클의 'Blue Rain'(634명, 9000원, 13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경매 시작가 대비 최저 낙찰가가 가장 높았던 곡은 마마무의 '넌is뭔들'이다. 4000원에 시작해 최저 낙찰가 10만원, 최고 낙찰가 10만5000원을 기록했다. 입찰자는 636명이다.


2위는 아이유의 'BOO'(시작가 6000원, 최저 낙착가 7만2500원), 3위 에일리의 '다시 쓰고 싶어'(5000원, 3만7000원), 4위 김나희 '까르보나라'(1만3000원, 8만4000원), 5위 전우성 '축가'(1만원, 6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걸그룹 마마무가 9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제35회 골든디스크어워즈 with 큐라프록스' 디지털 음원 부문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골든디스크어워즈사무국



작곡·작사가들도 음원 거래 속속 동참


뮤직카우의 회원이 늘면서 경매에 곡을 의뢰하는 작곡가, 작사가도 늘고 있다. 2019년말 56명이이었던 작곡가, 작사가는 2020년말 기준 108명으로 늘어났다. 작년말 기준 총 누적 거래 곡수도 650곡에 달한다.

뮤직카우는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뮤직카우의 매출은 경매 수익금과 거래 수수료로 구분된다. 월 거래액이 5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만큼 올해 큰 폭의 실적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매월 연금같이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개인 투자자 1명은 총 10억을 투자하고 있다"며 "K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늘면서 저작권 수익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수 아이유가 13일 오후 온택트로 진행된 '제10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의 시상식에서 5월 디지털 음원부문 올해의 가수상, 올해의 롱런 음원상, 올해의 작사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가온차트뮤직어워즈



기관 투자 러브콜, 올해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 목표


뮤직카우는 지난해 12월 한화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캐피탈이 아니라 직접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만큼 저작권 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뮤직카우는 서비스 출시 1년만인 2019년 KDB인프라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2020년 4월 LB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업계는 뮤직카우가 단순 금융플랫폼이 아니라 대중음악이 갖고 있는 '쉬운 접근성'과 투자상품으로 '안정성'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이 관계자는 "투자사들이 새로운 투자자산의 클래스로 저작권이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굉장히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한화와 전략적 투자관계를 맺고 거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한화의 인프라 지원을 통한 뮤직카우 플랫폼 유동성 강화 △유수 음악 저작권 확보를 위한 펀드 설립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과 시스템 강화 △글로벌 사업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설립 초기에는 저작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지난해는 서비스 고도화를 기반으로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과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는 글로벌 음악 생태계 선순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할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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