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후보로 선출되면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우위를 보이는 안 대표와 제1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경선 방식을 놓고 일전이 불가피한 가운데 양측은 단일화 승리와 야권 결집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
안철수, 단일화 '속도' 강조 vs 김종인 "서두를 필요 없어"━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힙을 합치기 위해서는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는 게 필수"라며 "과정에서 원만하게 잡음 없이 빠른 시간 내에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단일화라는 게 서둘러서 되는 게 아니다"며 "우리 후보가 (4일) 정해지면 룰도 논의해야 하고 토론도 거쳐야 한다. 서울 시민들의 의사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승복은 필수라면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에서 정치의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될 수밖에 없다. 제3지대 후보로 최종 당선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측의 단일화 방식은 시민 여론조사가 될 것이 유력한데 여론조사 문항과 시기를 두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안 대표는 '당선 가능성'과 '경쟁력'을,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 문항을 각각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양측을 100% 만족시키는 룰은 없다"면서도 "어떤 문항이든 대세에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야권 단일화는 필수…김종인 "안철수, (기호) 2번 후보로 안나오면 선거운동 해줄 수 없어"━
정치권에선 이번 야권 단일화가 서울시장 선거 승패를 넘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결집을 일으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주목한다. 잡음을 최소화하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든 경선 과정 자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민주당은 경선 흥행에 실패한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들끼리 세게 붙어서 관심이 고조된 상태"라며 "안철수와 국민의힘 간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되게 돼 있다. 난제를 겪다가 막판에 되는 극적인 단일화가 흥행 면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번 보궐선거는 단순한 대선의 풍향계가 아니다.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면 반(反) 문재인 세력이 결집하고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며 "안철수도, 국민의힘 후보들도 단일화 경선에서 패했을 때 승복하는 게 자신의 커리어(경력)에 좋기 때문에 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안 대표의 입당 여부는 본선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가 2번(제1야당 소속) 후보로 나오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안철수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된다면 2번으로 나오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4번(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온다면 보수 총결집의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