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시간 번 쌍용차…HAAH·산은 설득까진 '산 너머 산'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21.02.27 06:17

P플랜(사전회생계획) 시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잠시나마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법원이 회생개시 시점을 P플랜 제출 이후로 유예해주면서다.이에 따라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을 어느정도 벌었지만 공장 가동 중단 등 여전한 악재로 설득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법원으로부터 ARS(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 사실상 현재 준비 중인 P플랜이 제출될 때까지 기다려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쌍용차 관계자도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한 P플랜 제출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하며 동시에 ARS프로그램도 신청해 이달말까지 회생개시 기간이 이달말로 늦춰진 상태였다.

당초 계획은 이달말까지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산은 등의 동의를 받아 내달 초 P플랜을 신청하는 것이었지만 협력업체들의 납품 거부가 발목을 잡았다. 쌍용차는 지난달말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 만나 결제대음 유예를 요청하는 한편 P플랜 가동을 위한 동의를 얻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일부 협력사 반발에 2월 공장가동 중단…HAAH·산은 설득작업에 악재로



문제는 일부 협력업체들이 이에 반발해 납품 거부를 결정하면서다. 부품 부족으로 쌍용차 평택공장이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에 빠지면서 P플랜 준비 작업도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달 평택공장이 가동된 날은 3일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일단 다음달 2일부터 최대한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상황에서는 가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동 중단 장기화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HAAH오토모티브는 당초 산은이 함께 지원한다면 쌍용차에 2억5000억만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신차 개발 시간 등을 고려해 2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만 마련되면 미국 등 해외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은은 이같은 HAAH오토모티브의 사업성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HAAH오토모티브측도 투자 판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인 만큼 쌍용차는 협력업체와 HAAH오토모티브, 산은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처지다. 어느 한 곳이라도 입장을 돌리지 않으면 P플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법정이 회생개시 시점을 유예해주었지만 업계에서는 P플랜 제출 데드라인을 다음달 중순까지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갈 경우 P플랜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통해 최악의 경우 청산절차(파산)를 밟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쌍용차로부터 대금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한 중소형 규모의 협력업체들도 줄도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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