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2035년까지 전국 고속 철도망을 지난해 말 추정치인 3만8000km에서 84% 증가한 7만km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14만6000km였던 철도망은 20만km까지 늘린다는 내용도 계획에 포함됐다. 또 2035년까지 중국 전역에 162개의 민간 공항도 새롭게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망 성장 뿐 아니라 경제 규모도 두 배 늘리겠다는 목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2035년까지 경제 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며 "완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철도 굴기'는 고조되는 미중갈등 속 중국이 가장 손쉽게 경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미국과 동맹국들의 전방위적 압박을 피해 국내 시장 인프라 투자에 더욱 의존하면서 경제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시 주석이 언급한 '이중순환 경제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중순환 경제전략은 내수에 더욱 의존해 경제 성장을 견인한다는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이다.
인프라 투자, 특히 고속철 확대를 위한 대규모 부양책은 지난 10년간 중국이 빠른 경제 성장과 도시화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중국 정부는 4조 위안(약 694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통해 고속철을 포함한 철도망 확충에 나섰고, 이 덕분에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전략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2028년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강한 경제 회복력을 보여준 점 등을 감안하면 2028년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경제성장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정부의 부채 부담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리우스진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담당 부주임은 "현재까지 중국의 고성장은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그런 투자의 잠재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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