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이룬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국군 제 8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1950년 8월13일부터 9월4일까지 벌어진 영천 북방 보현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당시 8사단은 북한군 제15사단을 저지하기 위해서 보현산, 고모산, 수석봉, 봉화봉 일대에서 방어작전에 주력하던 상황이었다. 남편의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던 아내도 1995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 손중철 일병은 59년 후인 2009년 완전한 유해의 형태로 전투화 등 유품 7종과 함께 후배 전우들에게 수습됐다. 처음엔 누구의 시신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난 2019년 그의 유가족인 아들 손태규씨가 전사자 유가족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서 신원 확인 작업도 시작됐다. 손씨가 TV에서 '6·25 전사자 유가족을 찾습니다'라는 시료채취 홍보 문구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이 고인의 유족 대표에게 호국의 영웅을 최고의 예우로 맞는다는 의미를 담은 ‘호국영웅 귀환패’와 전사자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할 예정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2000년 4월부터 지금까지 총 16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날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하는 고 손중철 일병은 올해 네 번째 신원확인 전사자다.
손태규씨는 "전사자 유가족 시료채취를 통해 설마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짜 이렇게 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에 눈물을 얼마나 쏟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같은 유가족들을 위해 앞으로도 국유단에서 전사자 유해를 많이 찾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4만 5000여명 규모다. 미수습전사자에 비해 시료가 많이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서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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