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케어(Charmcare)가 개발한 손목시계형 혈압측정기 'H2-BP'는 A씨 같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혈압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한다.
개인이 주기적으로 혈압측정을 할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하거나 혈압계를 번거롭게 휴대하고 다닐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데이터 측정·기록이 동시에 이뤄져 혈압 관리가 더욱 용이하다.
이 대표는 1994년 1세대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메디슨과 이곳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바이오시스를 거쳐 2004년 참케어를 설립했다. 손목시계형 혈압측정기 개발에 나선 것은 이 대표 자신도 고혈압으로 건강 문제를 겪은 영향이 컸다.
혈압을 자주 측정하라는 의료진의 권고가 있었지만 가정용 혈압기는 출근 이후 사용할 수 없어 늘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손목시계 형태라면 야외활동 중에도 언제든 혈압을 잴 수 있어 건강관리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전 세계 고혈압 환자가 최소 10억명,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30%인 1200만명이 고혈압 환자로 추산된다. 이들의 건강관리 측면과 함께 시장 가치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검토됐다.
이 대표는 4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2018년 초소형·초경량 웨어러블 혈압측정기 H2-BP를 출시했다. 웨어러블 혈압측정기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2월과 6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CE 인증도 획득했다.
H2-BP는 병원에서 쓰는 공기펌프 형식의 혈압측정기를 손목시계 크기로 축소했다. 무게 43g으로 전 세계 착용형 혈압계 시장 1위인 일본 '옴론 헬스케어'의 ‘하트 가이드’(113g)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가볍다. 가격도 각각 39만원, 55만원으로 참케어 제품이 저렴하다.
H2-BP는 휴대성 외에도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30~260mmHg 측정 범위에서 오차는 ±5mmHg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나 애플 워치의 경우 혈압측정 기능이 있지만 단순 참고용에 불과해 유의미한 의료용 데이터로는 활용하지 못한다.
광센서를 사용한 갤럭시·애플 워치는 오차 범위가 의료기기 허가 기준인 ±8mmHg를 벗어난다. 광센서의 정확성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반면 참케어는 펌프로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을 시곗줄(스트랩)에 적용한 특허 기술로 정확도를 높였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5000여개 기업 중 400곳에 주는 실버상, 31개 분야 각 1등에게 수여하는 골드상의 영예를 안았다. 글로벌 혁신제품을 선정하는 ‘에디슨 어워드’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참케어는 혈압측정 기기를 보다 소형화할 수 있는 센서 모듈을 개발 중이다. 체온 측정 센서 모듈도 만들고 있다. 올해 두 모듈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IT(정보통신)업체에 혈압 센서 모듈을 납품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참케어는 의료기기 판매 점유율뿐만 아니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방으로 외부 사업자들도 참케어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인함으로써 ‘진단-건강관리-원격모니터링-개인주치의 연결’을 아우르는 의료진단 서비스 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생체정보를 통한 서비스 비중이 엄청나게 크다”며 “앞으로는 환자 중심이 아니라 스마트 기기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그중 핵심은 포텐셜(잠재력)이 큰 혈압측정 기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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