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는 시대에 17개 시도는 어색하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한민선 기자 | 2021.02.24 11:15

[행정통합포럼]강현수 국토연구원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 '좌담'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행정통합 포럼에서 '거버넌스와 국토의 균형발전'을 주제로 좌담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과거와 달리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방정부 스스로 '행정통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행정통합포럼 좌담회에서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에서 이뤄지기 시작한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지방정부 자체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고민들을 긍정적인 사례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뒤에서 조정 지원해야 한다"면서 "결국 해당 시·도민들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느냐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 시·도민들은 본인에게 득이 되는 일에 관심이 많다"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정부가 독립성을 갖고 그 연장선에서 구성원 시민과 도민에게 득이 되는 그런 고민 끝까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현재 대구·경북 통합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광주·전남 등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 우리 행정이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현재 행정통합이 이뤄졌을 때 여러 난제들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조세의 문제가 가장 큰 난제로 보이고, 도청 소재지가 어디인가에 따라 도민이나 시민들이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조율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 원장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승진 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닌가 하는 소외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결국 통합되지 않았을 때보다 통합됐을 때 성장잠재력, 발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지방정부 주도로 진행해 나가돼 중앙정부가 뒤에서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은 현재 행정구역 체계가 우리나라 사정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멀쩡한 조선 팔도를 일제가 통제를 강화하면서 27개 정도로 나누려고 했고, 1986년 갑오개혁 이후 남북도로 쪼개졌다"며 "지금은 17개 시·도로 나눠져 있는데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시대에 17개나 되는 시·도는 어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수원시의 경우 인구 100만이 넘었는데 과거와 같은 광역시가 아닌 특례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행정통합이 어렵다면 이런 특별자치단체라는 새로운 제도도 현지 지역 사정에 적합한 제도일 수 있고, 지방정부 경쟁력을 높이는 충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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