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믿을 건 다시 신약"…한미약품 'V자 부활' 간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1.02.23 15:58
한미약품이 신약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 'V(브이)자형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서만 연내 2개 신약 판매돌입이 기대된다. 지난해 반토막 난 영업이익도 신약 리스크 탓이었지만, 올해는 신약을 반등의 발판으로 삼아 '신약 명가'의 부활을 꿈꾸는 셈이다.



美 시장 상륙 앞둔 신약 원투펀치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호중성 백혈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경구용 전이성유방암 치료제 '오락솔'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연내 현지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FDA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오락솔은 승인 예정일이 오는 28일로 잡힌 상태다. 롤론티스는 구체적 허가 시점을 특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임상 3상을 모두 마친 뒤 FDA에 허가신청을 해놓은터라 이 신약을 생산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공장 실사만 마치면 된다.

두 약품이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곧바로 총 10조원에 육박한 관련 의약품 미국 시장을 겨냥하게 된다.

두 약품은 2025년까지 연간 최대 약 13억달러(약 1조44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사항 비공개로 구체적 파악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은 두 약품의 파트너사로부터 해당 판매액의 10~15% 가량을 러닝로열티(경상기술료)로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롤론티스와 오락솔은 각각 미국 스펙트럼과 아테넥스에 기술수출된 상태다. FDA 허가 시 이에 따른 약 3400만달러(약 38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도 별도로 받게 된다.


두 개 신약 효과가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한미약품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1028억원이다.



실패를 자양분으로…신약명가 부활


이 같은 실적이 현실화하면 한미약품으로서는 완벽한 V자 회복이다. 2019년 1038억원이었던 한미약품 영업이익은 지난해 48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북경한미약품 등 해외법인 부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술수출한 신약 프로젝트의 계약 해지가 뼈아팠다. 사노피가 신약개발에 관한 권리를 반환하며 당초 두 회사가 공동 부담키로 했던 R&D(연구·개발) 비용 잔액을 한미약품이 모두 떠안게 됐고 실적이 주저앉았다.

업계에서는 신약을 발판으로 한 한미약품의 올해 V자 회복 여부는 국내 대표 '신약명가'로 통한 이 회사의 명예회복과도 맞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평균 매출액의 20% 가량을 R&D 투자에 쏟아부었다. 제약업계 최고 수준이다. 비록 다수의 기술수출 계약해지가 있었지만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다국적제약사들과 릴레이 계약을 이끌어 낸 것도 한미약품 외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좌초된 기술수출 프로젝트 역시 신약명가로 가는 수업료가 될 것"이라며 "매머드급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임상과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가 추후 또 다른 신약개발 성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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