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앞선 쿠팡, 추격 불댕기는 티몬·위메프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1.02.20 11:11

2010년, '소셜커머스' 쿠팡·위메프·티몬이 동시에 출범했다. 세 업체는 엎치락뒤치락하면서 e커머스 시장을 키워나갔다. 2013년까지만해도 3사의 이용자 수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2013년 11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MAU)는 △쿠팡 504만명 △위메프 375만명 △티몬 370만명이었다.

쿠팡이 본격적으로 성장가도에 오른 건 2014년 직매입 모델 로켓배송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면서다. 쿠팡은 2014년 매출 3484억원(영업손실 1215억원)에서 2015년 매출 1조1337억원(영업손실 5470억원), 2016년 매출 1조9159억원(영업손실 5652억원) 등으로 외형적으로 로켓성장했다.

위메프와 티몬의 상황도 나쁘지 않았다. 위메프는 2014년 매출 1259억원(영업손실 290억원) 규모에서 2017년 매출 4730억원(영업손실 417억원)으로, 같은기간 티몬은 매출 1575억원(영업손실 246억원) 규모에서 매출 3562억원(영업손실 1185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누적적자가 커지면서, 두 회사의 성장세엔 브레이크가 걸렸다. 쿠팡이 끊임없는 투자로 고속성장하는 사이, 위메프와 티몬은 적자 규모 줄이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위메프가 본격적으로 비수익 사업 정리에 나선 것도 이쯤이다. 위메프는 2018년 신선식품을 다음날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 '신선생'을 중단했고,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축소했다. 대신 위메프는 '잘 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특가 대표!' 슬로건을 걸고 업계 최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데 힘썼다.

티몬도 전략을 전격 수정했다. 티몬은 기존 소셜커머스 방식을 떠나 2018년 말 타임커머스로 콘셉트를 전환했다. 타임커머스는 하루를 분, 초 단위로 쪼개 매 시간마다 다양한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고객이 언제든 티몬을 찾게하기 위해서였다.

양사의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위메프의 지난해 잠정 영업손실은 540억원으로 지난해 757억원 대비 29%나 개선됐다. 티몬도 출범 10년만인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냈다.

하지만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외형적 성장과도 멀어졌다. 위메프는 코로나19(COVID-19)에 e커머스가 수혜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줄었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3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쿠팡이 독보적 업계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최근 양사는 전략을 다시금 점검하고 있다. 위메프는 대표를 새로 선임하고 전반적으로 미래 전략을 다시 그렸다. 지난 8일 위메프 대표로 새로 선임된 하송 대표는 "'사용자'(user) 관점에서 경쟁력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큐레이션 등이 가능한 플랫폼을 위해 기술에 투자하고,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도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2019년 투자받아 아직까지 사용처를 구체화하지 못했던 3700억원도 기술 고도화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는 과거 '특가 행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최근 몇년간은 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장점이 희미해졌다"며 "코로나19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줄어든 것은 비관적이다"라고 말했다.

티몬은 올해 안에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티몬이 추진 중인 건 코스닥 테슬라 상장이다. 티몬은 2014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 총계가 2019년 6581억원에 달하지만 성장가능성을 어필해 상장을 노린다. 티몬은 타임커머스의 차별성이나 유료 멤버십 회원 수의 성장세 등을 주요 성장가능성으로 설명한다.

상장을 위해 거래소가 자본잠식을 일부 해소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티몬은 최근 총 3050억원 투자금 유치를 끝냈다. 티몬은 상장을 통해 자금이 조달되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성장을 위해 마케팅이나 물류 등의 투자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티몬의 IPO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과정이 쉬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상위 e커머스 업체들과 경쟁력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는 만큼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만한 매출성장률이나 수익성 개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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