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정부 발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월평균 소득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평균의 착시를 고려해도 소득이 늘어났다는 설명은 사뭇 이해하기 어려운 데 무슨 일일까요.
━
지난해 2분기 이후 가계 소득 받치고 있는 이전소득━
이전소득은 월급이나 자영업 매출처럼 일해서 번 돈이 아닌 타인이나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돈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평균 이전소득은 63만6000원으로 2019년 4분기에 비해 25.1% 증가했습니다.
이 중에서 공적이전 소득 증가가 눈에 띕니다. 공적이전 소득은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기초연금 등 사회안전망에 따른 지원이 포함하는 항목입니다. 요즘 논쟁이 한창인 재난지원금 역시 이 공적이전 소득에 들어갑니다.
2019년 4분기 33만9000원이었던 공적이전 소득은 지난 분기 41만7000원으로 22.7% 증가했습니다. 소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전년 동기 6.7%에서 1.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0.5%, 5.1% 감소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일해서 버는 돈은 줄고 나라가 주는 돈은 늘어났다는 얘기입니다. A씨 같은 소상공인의 수입은 사업소득에 들어가는데, 5.1% 감소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이라고 합니다.(사실 이런 숫자를 보면 선별지원 경계에서 소외된 소상공인들은 더 가혹한 겨울을 보낸 셈입니다.)
━
1·2·3차 재난지원금, 소득분배 효과 얼마나━
가구소득을 20%씩 나눈 5분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공적이전소득 54만3000원을 시작으로 △2분위 49만2000원 △3분위 39만원 △4분위 39만원 △5분위 26만9000원 순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코로나가 없던 1년 전에 비해 공적이전소득이 가장 많이 늘어난 소득분위는 1분위가 아니라 4분위라는 사실입니다. 소득 상위 20~40%에 해당하는 계층에 재난지원금이 더 갔다는 얘기일까요.
이에 대해 통계청 측은 "4분위 소득계층은 공적연금과 다자녀가구 등이 많은 계층이라 공적 이전 소득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선별지원을 택한 2·3차 재난지원금 중 긴급고용안정자금은 주로 1·2분위에, 소상공인지원자금은 3·4분위에 지원됐는데, 원래 받고 있던 연금성 수입, 아동수당 등이 있다보니 부유층에 선별지원금이 몰린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소득분배지표를 보면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처분가능소득기준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4.72배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0.08배 포인트 상승해 분배지표가 악화됐습니다.
1분위 근로소득이 13.2% 급감한 영향입니다. 공적이전 소득·지출을 제외한 시장소득기준 5분위 배율은 7.82배입니다. 즉 공적이전 소득이 3.1배 포인트만큼 분배정도를 완화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4분기 완화 정도가 2.25배였던 점을 보면 '열일'했다는 평가도 나올 만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