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 지지대에 고정시킨 로켓 엔진은 하늘로 솟구칠 듯한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5톤 추력이라는 것은 위성과 발사체를 합친 5톤 무게의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15톤급 나노위성 발사체에 이어 2023년에는 1단 15톤 엔진 4개와 2단 6톤 엔진을 묶은 마이크로위성, 2025년부터는 1단 15톤 엔진 7개를 묶고 2단에 4개, 3단에는 6톤 추력을 더한 미니위성 발사체도 만들어 소형위성 발사체 시장을 석권한다는 목표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대형 로켓에 대형위성(1000kg 이상) 하나를 우주로 보내는 것보다 짧은 기간에 소형위성 여러 개를 군집형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 위성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사된 위성이 1500기 수준인 반면 향후 2028년까지 발사될 소형위성(첨두부 무게 500㎏ 이하)은 85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지구관측 등 군집위성을 활용한 소형위성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앞으로 발사될 위성의 80%는 소형위성일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규모가 2020년 3조원에서 2027년에는 5조6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0~2027년 누적 시장규모는 37조원대에 달한다.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읽고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17년 9월 설립한 신생 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체 개발에 나서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이런 단점을 해소한다. 연소실에 고체연료를 넣어놓고 별도의 탱크에 액체 상태의 산화제를 저장한 상태에서 중간의 펌프를 통해 산화제를 흘려보냄으로써 연료를 연소시켜 추력을 얻는 방식이다.
특히 이노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미국·호주·노르웨이·독일 등 대표적인 4곳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보다 고성능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연료-산화제를 연결하는 별도의 전기 펌프를 개발해 제작비용을 더욱 절감했다.
독일 Hylmpulse의 경우 고성능의 고체연료를 사용하지만 액체로켓에서 사용하는 가스발생 펌프를 하이브리드 로켓에도 적용했다. 이들 업체와 비교하면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고체연료와 전기모터 펌프를 사용해 기술력이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액체로켓 펌프를 그대로 사용하면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인 구조 단순화와 저렴한 제작비용을 모두 없앤다”며 “우리의 펌프는 컴팩트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해외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체연료 조합을 위한 별도의 ‘레시피’를 갖고 있지만 특허 등록을 하지는 않았다. 특허 등록 시 오히려 외부로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신 기술임치(보관) 제도를 통해 독자적인 권한을 지키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으로 언급하고,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직접 로켓엔진 연소시험을 참관할 만큼 관심도가 높아진 스타트업이다.
김수종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남겠다는 각오다. 그는 “국내 로켓 분야는 저변이 너무 부족하다. 해외투자 제안도 있지만 차선책으로 놓고 '국내에서 로켓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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