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18년 3월 중·고등학생 과외 교사 자리를 구하기 위해 한 과외 앱에 신상정보를 올렸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성인 남성 B씨가 장기간에 걸쳐 끈질기게 스토킹을 해왔기 때문이다.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의 이용자 중 상당수가 성희롱과 스토킹 등의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외 자리를 찾는 선생님 이용자, 특히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학생 또는 학부모를 빙자한 몰지각한 이용자들이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거나 개인정보를 알아내 괴롭히는 게 주된 양상이다.
A씨가 과외 앱에 개인정보를 올릴 때는 이런 사태를 상상조차 못했다. B씨의 '과외' 요청에 A씨는 "성인 과외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이 과정에서 A씨 연락처를 알게 된 B씨는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무려 2년에 걸쳐 집요하게 연락을 시도했다.
A씨는 "개인 사정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거의 매일 같은 시간에 B씨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계정을 차단했지만, B씨는 다른 번호를 이용해 또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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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빙자해 선생들에게 성희롱성 메시지 보내기도━
지난해 5월 유명 과외 앱에서는 여러 명의 여성 선생님 계정에 접근한 뒤 성희롱적 문구가 포함된 과외 상담 메시지를 보낸 학생 계정이 발견됐다. 이 계정은 즉시 영구 정지 처리됐으나 여성 이용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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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계정도 본인 인증 기준 높여야 피해 예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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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 유명 과외 앱을 이용해 본 결과, 선생님 계정으로 가입해 과외를 구하려면 과정이 꽤 복잡했다. 우선 자신의 얼굴 사진을 등록하고 신분증이나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 확인서, 운전면허증 등을 통해 신원을 인증해야 했다. 또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 재학증명서 등을 통해 학력 등 개인정보 인증도 필요했다.
이와 달리 달리 학생 계정 가입은 휴대전화 번호 인증만으로 가능했다. 추가 본인 인증 없이 선생님 계정에도 곧바로 문의를 보낼 수 있었다. 이에 엄격한 선생님 계정 가입 기준만큼이나 학생 또는 학부모 계정 가입 기준도 높여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과외 앱을 통해 부적절한 접근하는 일이 많은 만큼 학생 가입 기준을 높여 신원 확인을 더 확실히 했으면 한다", "앱 속 성희롱이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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