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국산화율 이미 90%…우주산업 육성책 필요"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21.02.25 13:30

[MT리포트-우주창업시대⑤]한창헌 KAI 뉴스페이스 TF장 "밸류체인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편집자주 |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경이 21세기를 살았다면 하늘 저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주여행, 우주셔틀, 우주통신, 우주청소 등 허황하게 들리던 우주산업이 하나 둘 현실화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로켓벤처들이다. 본격 도래한 ‘우주창업시대’를 조망하고 우리의 당면과제와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우주산업이 수익창출 가능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한국이 앞서기 위해서는 연구기관부터 스타트업, 대기업 등이 연합체를 구성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뉴스페이스 TF(태스크포스)장을 맡고 있는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은 원자재를 제외한 기술만 따지면 국산화율이 90%에 달하고, 세계 5위권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세계 1위 기업과 겨뤄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KAI는 1999년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3사 항공기 부문이 통합해 출범한 국내 최대 우주항공회사다. 2018년부터 우리나라의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원이 아닌 민간기업 최초의 실용급 위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위성 시스템 개발부터 제작, 조립, 우주 발사까지 모두 주관한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뉴스페이스 TF장

한 상무는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KAI 출범 직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우주항공 분야에서만 23년간 일해온 스페이스 전문가다. KAI의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개발, 최초 국산헬기 수리온 JV(조인트벤처) 설립 등에 참여했고 현재는 '뉴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 상무는 과거 정부 주도로 개발되던 우주기술이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우주산업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성 사진은 곡물 수요, 재난구조, 벌목 및 해양감시, 자원탐사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까지 결합해 멸종위기종 아프리카코끼리의 개체 수를 알아내는 수준까지 왔다.

한 상무는 "아직 우리나라는 위성정보를 정부가 독점하면서 관련 기술 상업화가 걸음마 단계 수준"이라며 "위성을 기반으로 한 정보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민간 중심의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가 연구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이라고 한 상무는 강조했다. 연구기관에 축적된 발사시스템, 발사체 등의 기술을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인력과 기업들이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뉴스페이스 TF팀도 올해 항공우주연구원, 카이스트 등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단계로는 위성 탑재체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마지막 3단계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GPS. 사진, 데이터 통신 등 위성을 기반으로 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 상무는 전했다. 한 상무는 "후발주자인 한국이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누가 기술 개발을 주도하느냐는 소모적인 고민을 하지 말고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KAI는 올해 국내 처음으로 상업용 위성을 수출한다는 목표다. 이미 KAI가 개발한 군용기를 구매하는 국가들과 위성 패키지 구매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상무는 "한국의 우주산업 발전이 가속화하려면 수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정부가 우주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체계를 만들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