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용궁' 선 그은 KBS…이미지 출처엔 '일본성' [킥킥IT!]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1.02.19 11:13

왜색논란 '조선팝 어게인'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 방심위 민원 접수도

원본 이미지로 추정되는 셔터스톡 사진. /사진=셔터스톡
11일 KBS 조선팝어게인 이날치 '여보나리' 무대


"일본 옛 성과 봄날 아침 활짝 핀 벚꽃(Japanese old castle and blooming cherry blossoms of a spring morning)"

KBS 설특집 프로그램이었던 '조선팝 어게인'에서 무대 배경에 등장해 논란이 된 일본 성 이미지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등장했다. 해당 사진의 설명에는 '일본 옛 성'이라는 문구가 굵은 글씨로 쓰여 있다. KBS 제작진 측이 "상상속 용궁이미지"라고 밝혔던 것과 배치된다. 기존 이미지 사이트의 일본 성 이미지를 구도와 색상 등만 바꿔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의심된다.

19일 사진 아카이브 플랫폼 '셔터스톡'에서 KBS '조선팝 어게인' 이날치의 '여보나리' 무대 배경과 매우 비슷한 사진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셔터스톡에 올라와 있는 사진에는 벚꽃이 활짝 핀 배경에 두 일본풍 건물이 서 있다. '여보나리' 무대 배경에 있는 두 성과 비교하면 벚꽃이미자가 사라지고 좌우 대칭, 일부 위치만 바뀌었을 뿐, 거의 같은 성으로 보인다.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것" 아니었나…해명 역풍


KBS의 해명대로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게 아닐 가능성이 큰 것이다. 전날 KBS 조선팝어게인 제작진은 "'여보나리'라는 곡의 배경으로 용궁을 구상했고, 존재하지 않는 용궁이라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와 애니메이션 등을 참고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적합한 품질을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용궁 이미지는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이미지로,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하지는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이와관련 한 방송 업계 관계자는 "누가봐도 기존 이미지를 긁어다 배경으로 쓴 것 같아 KBS의 해명이 궁색해졌다"면서 "저작권 문제에 민감한 방송사 무대 연출팀이 일본성이 원본인 이미지를 모르고 썼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설연휴 기간 방영됐던 KBS '조선팝 어게인'에서는 이날치의 신곡 '여보나리'가 소개됐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무대 배경 속 건축물이 대표적인 일본 성 건축양식으로 꼽히는 천수각이 적용된 오사카성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KBS 2TV '조선팝어게인' © 뉴스1



특히 '조선팝 어게인'이 국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음악 장르 '조선팝'을 내세워 온 가족, 나아가 전 세계가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제작된 만큼, 이 같은 배경은 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선 같은 날 설 특집으로 방영된 '2021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에서도 같은 일본성의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되자 현재 KBS는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 해당 무대를 비공개 처리한 상태다.



'설상가상' KBS, 수신료 인상안 국민 공감대 얻어야 하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이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송된 '조선팝 어게인'과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위반되는지에 대해 철저히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질의에서 "설 명절에 일본 대표 건축물까지 내보내는 아연실색한 일이 벌어졌다"며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제고해야 하는 방통위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개인적 견해로선) 국악을 내보내면서 일본식 건축물을 배경으로 한 건 잘못됐다"면서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2.18/뉴스1
최근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다 여러 악재가 겹친 KBS 입장에서는 관련 논란이 곤혹스럽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KBS의 억대 연봉자와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는 글이 KBS 직원 아이디로 올라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KBS는 억대연봉자가 정확히 46.4%라고 바로 잡았으나 이후에도 'KBS 억대연봉' 논란은 향후 KBS 수신료 인상과 맞물려 회자되고 있다. KBS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야권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현재로선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전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KBS 직원 46%의 연봉이 1억을 넘고, 그 중 3분의 2가 보직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개인 회사였다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KBS는 억대연봉자가 46%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이를 확인하려고 인건비 원천징수자료를 방통위와 KBS에 요청했음에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이 인상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선 정확한 실태를 알아야 한다"고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3. 3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4. 4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5. 5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