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는 17일 최신원 회장이 구속된 가운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시기에 이같은 상황을 맞게 돼 당혹스럽다"며 "이사회와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으며, 범죄의 규모 및 관련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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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공교롭지만..경영 상 여파는 제한적━
특히 최 회장은 대한상의를 통해 평소 지론인 사회적가치(SV) 창출을 중심에 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론을 설파한다는 각오였다. 대한상의에서 관련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SK그룹 내에서 진용 구성도 거의 마친 상황이다.
LG그룹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분쟁 등 현안이 발생한 와중에도 의욕적 행보를 보이던 최 회장이다. 이 와중에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 구속은 난감한 변수일 수밖에 없다. 횡령·배임이라는 혐의 내용 자체가 최 회장의 지론에 배치된다. 최 회장으로서는 입장이 더욱 난처하다.
다만 최신원 회장이 그룹 전반에 경영 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어서 경영공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최신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네트웍스는 그룹과 지분 면에서 완전히 분리된건 아니지만 경영상은 이미 사실상 계열이 분리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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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사장 받치고, 후계자 최성환 뜰까━
최성환 총괄은 1981년생으로 중국 푸단대(중국어학)와 런던비즈니스스쿨(MBA)에서 공부했다. 2009년 그룹에 입사했다. 그룹 내 각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사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꼼꼼한 일처리로 정평난 박상규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돈키호테같은 최신원 회장의 질주를 빈틈없이 보좌해온게 박 사장이다. 대형 리스크에 직면한 SK네트웍스로서는 박 사장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주유소 매각과 SK매직(구 동양매직) 인수 등 상당한 실탄을 쓴 SK네트웍스는 성장동력을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점을 지나는 상황"이라며 "박상규 사장이 든든히 받치는 가운데 회사가 고비를 넘고 최성환 총괄이 급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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