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생산 재개했는데"…쌍용차, 부품없어 하루만에 생산 중단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1.02.16 15:5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사회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재무 상황 악화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영업소 모습. 2020. 12.21/뉴스1
우여곡절 끝에 쌍용차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돌기 시작했지만 하루만에 또 멈춰선다. 협력사가 부품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경기도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날 재고를 활용해 2주만에 생산을 재개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 차종의 생산차질 및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평택공장은 지난 1일부터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 일부 외국계 부품업체가 결제대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공급을 중단하면서다. 다음날 쌍용차는 8일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중단 기한은 이달 10일까지 연장됐다.

이날까지 포함하면 이달 들어 세 번째 생산 중단이다. 지난해 12월 회생 신청까지 고려하면 네 번째다. 회생 신청 직후 일부 대기업 부품업체가 현금 결제를 요구하며 부품 납품을 중단했고, 평택공장은 당시 이틀간 가동을 중단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기업회생신청과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동시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를 오는 28일까지 연기한 상태다.

이번에도 일부 협력사가 부품 결제대금 즉시 지급을 요구하면서 공장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겼다. 전날까지만하더라도 큰 틀에서 협의가 잘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날 오전 돌연 협상이 결렬됐다.

쌍용차는 협력사와 납품 협상을 다시 추진해 오는 22일 생산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생산재개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



연이은 중단, P플랜 어떡하나…다음주 생산재개도 장담 못해


쌍용차 본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연이은 평택공장 생산중단은 P플랜(단기법정관리·Pre-packaged Plan)을 진행하려는 쌍용차 입장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회사가 별 문제없이 물량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법원과 채권단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돈줄'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도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투자자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P플랜 지원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대현 산은 선임부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의 P플랜 진행을 위해선 이해관계자 간 사전협의가 필수"라며 "쌍용차가 구체적인 P플랜 관련 사업계획 또는 회생계획안을 준비중이나 잠재적 투자자는 P플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출국했다"고 말했다.

안영규 산은 기업금융부문장도 "잠재적 투자자의 사업계획이 포함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마련되면 이에 대한 평가 후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다음주 생산재개도 장담하기 어렵다. 회사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잠재적 투자자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는 P플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국으로 귀국했다.

쌍용차는 이날 중소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HAAH와 투자 계약이나 마힌드라의 동의 여부 등 법원에 P플랜 신청을 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절차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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