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쿠팡' 연대가 뜬다…네이버-CJ, 11번가-아마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1.02.16 11:45

[MT리포트]2021 e커머스 새판짜기

편집자주 |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e커머스시장의 새판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쇼핑시장마저 잠식 중인 네이버는 신세계, CJ와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고,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을 잡는 등 반쿠팡 연대가 속속 결성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새주인찾기에 나섰고, 티몬·위메프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160조원대로 급성장한 e커머스시장의 지각변동을 분석해본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쿠팡이 시장 지배자로 우뚝 설 조짐을 보이자 유통업계가 바빠졌다. 각 업체들은 쿠팡에 맞서기 위해 '반(反)쿠팡 연대'를 꾸리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CPNG' 종목코드로 상장할 계획이다.

쿠팡은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격적 투자 정책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워왔다. 누적 적자가 41억1800만 달러(4조543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매출도 13조24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e커머스 기업으로 우뚝 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더 이상의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쿠팡은 추가 투자를 위해 이번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이 다음달 안에 뉴욕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유통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이미 업체들은 적극적 합종연횡을 통해 '반쿠팡 연대' 꾸리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네이버다. 온라인 거래액 1위인 네이버는 다양한 오프라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쿠팡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는 높은 포인트 적립률 등의 강점으로 확고한 생태계를 보유했지만, 플랫폼 사업자로서 배송·물류망, 신선식품 등엔 약점을 지녔단 평을 받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제휴를 맺었다. 업계는 네이버가 물류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을 통해 그간 네이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 배송·물류망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 CJ대한통운은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등 8개사 상품에 풀필먼트를 접목해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센터 내 물품 보관부터 포장, 배송, 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으로,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가리킨다. 네이버는 올해 이 같은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브랜드사들이 CJ대한통운을 선택해서 조금 더 많은 상품이 이용자에게 빠르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또 다른 약점' 신선식품을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마트와 협업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 장보기'를 론칭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와 손을 잡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신선식품을 네이버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의 협력 대상 찾기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회동했다. 두 수장은 e커머스 협력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협력 방안에 대해 업계는 △신세계가 신선식품 등 상품 소싱을 지원하고, 네이버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지원하는 방향 △네이버가 풀필먼트를 강화하기 위해 SSG닷컴 물류센터와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사들의 합종연횡은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과 손 잡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목표로 전략을 짰다. 아마존의 직구 상품을 11번가에서 구매하도록 해 구매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아마존이 11번가 기업공개를 통한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은 만큼 '아마존 프라임' 도입 등 추가 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홀로 대적하기엔 각사들이 조금씩 부족한 점들이 있기에 네이버와 신세계의 결합처럼, 네이버와 연합해 대적할 것"이라며 "각 유통사들은 네이버에 협력하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릴 것이고, 이외에도 다양하고 신선한 협력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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