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판성형-도판작업' 형식의 작품 35점을 선보인다. 판성형-도판작업은 물레없이 손으로 밀대를 이용해 점토를 납작하게 만들고 도판 위에 오브제를 제작하는 도예기법이다.
전시명인 '회귀(回歸)'는 인간사(인생)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거나 돌아감'을 뜻한다. 여기서 한자 '回(물이 소용돌이쳐 빙빙 도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가 지닌 '돌아오다'의 뜻에 집중하면 '본래의 자리'는 현재(지금)의 자리까지 포함된다. 원시적(원초적) 상태를 향하는 직선적 회귀가 아닌 현재까지 아우르는 원심적 회귀라는 해석이다.
작가에게 본래 자리는 과거 어느 특정한 지점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역할이 시작된 그 모든 자리, 역할 하나하나가 시작되던 그 모든 순간들이다. 작가, 교육자, 딸, 아내, 엄마 등 '자리'라는 개념 자체가 '관계'를 전제하듯 주 교수의 본래 자리는 모든 대상과의 관계를 함축하고 있다.
변종필 미술평론가는 "주 교수의 판성형-도판작업들은 약 30년간 이어온 작가의 창작활동의 근원, 즉 정신적(자연회귀) 배경이 바탕이 된 독자성 강한 작품"이라며 "오랜 시간 흙을 반죽하고 다듬는 과정은 인생 여정에서 경험한 숱한 관계들이다. 그 관계들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과정의 산물이 회귀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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