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 하나로 車디자인·공장 보수도…VR의 마법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21.02.13 13:00

[MT리포트-VR 1000만 시대, 가상현실 세계 진짜 열릴까] ⑤

편집자주 | 페이스북이 출시한 VR(가상현실)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전세계 VR 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가격장벽을 낮추고 성능을 대폭 개선하면서 올해 1000만대 판매 전망이 나온다. 이에 자극받은 애플과 삼성 역시 VR기기 출시를 추진중이어서 VR시장 주도권 경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일상화한 가운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VR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짚어본다.

현대기아차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사진=현대차그룹
가상현실(VR) 기술은 건설·제조 등 산업 전반은 물론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시대의 기업 업무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국내 유력 제조기업들은 이미 VR을 포함하는 가상융합기술(XR)을 산업 현장에 접목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LG화학·한화토탈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기아차는 2019년 12월부터 VR 기술로 자동차 개발과 생산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했다. 설계 검증과 디자인 품평은 물론 주행 검증도 가상 환경에서 가능한 시스템이다.

예컨대 디지털 데이터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을 구축해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할 수 있고, 가상의 주행 환경에서 실물 자동차가 검증하기 어려운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해 완성도를 높인다.

현대차의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빛을 발했다. 대면 회의와 품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전세계 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아바타로 가상공간에 모여 협업했다. VR 헤드셋을 낀 디자이너들은 여러 대의 신차 디자인과 차량 색상, 재질을 손짓 한 번에 바꾸고 부품 위치를 조정한다.

LG화학도 2018년 충남 대산공장에 세계 최초의 VR 안전체험센터를 만들어 사고 예방에 활용한다. VR 헤드셋을 활용하면 생산 현장과 동일한 3D 가상현실에서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받을 수 있다.


한화토탈 역시 대산 석유화학 공장 정기 보수에 스마트글라스를 도입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3~4년마다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노후 설비를 교체하거나 공정을 개선하는 정기 보수를 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 전문가 입국이 여의치 않자 VR 기술을 활용해 원격으로 점검했다. 한화토탈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환경 트레이닝에서 VR 기술을 도입해 적잖은 효과를 보고 있다.

VR 기술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개화한 비대면 시대에 기업 업무 활동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코트라 미국실리콘밸리 무역관의 이지현 스페셜리스트는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에는 인간 상호작용에 기반한 일대일 소통과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코로나19로 여의치 않다"며 "가상세계에서 풍부한 표현력은 물론 심리적 공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VR이 비대면 기술로 급격히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VR 기술 기업 업무 적용 사례/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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