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하드코스 대명사' 아시아나CC

더리더 임윤희 기자 | 2021.02.10 11:32

[임윤희의 골프픽]난이도 최상…도전적 코스 선호하는 골퍼들에겐 '낙원'


▲아시아나CC의 서코스 시그니쳐홀/사진=임윤희 기자

"다신안와’, ‘아씨안와’…"


경기도 용인시의 위치한 아시아나CC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악명 높은 골프장’으로 검색하면 최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라운딩 후 욕 나온다'는 최상의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싱글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꼭 가봐야 할 구장으로 꼽힌다.

아시아나CC는 1993년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이다. 난이도에 신경을 써 설계했다. ‘세계에서 가장 어렵고 도전적인 코스를 조성하라’는 금호아시아나 측의 주문이 있었다니 태생부터 남다르다.

아시아나CC는 미국 골프 플랜사 소속의 디자이너 로널드 프림이 코스 디자인을 맡았다. 로널드 프림은 골프코스 설계자로 캘리포니아 과학기술 대학과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잔디 관리학과 식물, 토양학, 조경 디자인학을 전공했다. 골프코스 설계 전문가이자 'The Ronald Fream' 디자인그룹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60개국 180여개의 골프코스를 설계했다.

▲아시아나CC의 클럽하우스/사진=임윤희 기자


웅장한 원형의 클럽하우스는 36개 홀 중 31개 홀에서 270도 각도의 파노라마 관망이 가능하다. 클럽하우스에 앉아 지평선 끝까지 펼쳐지는 산의 모양과 페어웨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서울에서 4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고 관리가 잘 된 회원제 골프장으로 많은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성적인 동코스, 섬세한 서코스 난이도는 비슷



아시아나cc는 36홀, 파 144홀로 구성돼 있다. 동코스(18홀)은 대체로 웅장하고 남성적인 느낌인데 반해 서코스(18홀)는 섬세하고 부드럽다. 두 코스 모두 페어웨이 언듈레이션(마운드의 고도차)이 심하다. 페어웨이 중간중간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마운드가 봉분처럼 솟아 있다. 티샷 지점부터 그린까지 양쪽 끝을 잡고 구겨버린 듯한 언듈레이션은 마음의 준비 없이 방문한 골퍼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환상적인 언듈레이션을 보여주는 서코스/사진=임윤희 기자

‘한두 홀만 그렇겠지’ 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 골프장은 모든 홀에서 언듈레이션을 볼 수 있다. 어느 홀이 더 심하고 덜하다는 차이가 없다. 모든 페어웨이에서 언듈레이션은 기본 옵션이다. 그린 난이도 또한 높다. 핀의 위치 역시 사악하다. 대체로 그린은 언덕처럼 만들어져 뒤 핀을 사용한다. 핀을 노리다간 공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퍼터 역시 길면 다시 내리막을 만난다.

잔디 관리는 일품이다. 페어웨이는 '난지형 중지' 품종을 사용했다. 이 품종은 공을 잘 받쳐주기 때문에 많은 골퍼들이 선호한다. 겨울에 누렇게 변하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페어웨이에 천연색소로 염색을 해서 '초록초록'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린 역시 빠른 편이다. 평소 3.0의 그린 스피드를 유지한다고 한다.(그린 스피드란? 측정 도구인 스팀프 미터에 1m 길이의 막대 끝에 공을 올려놓을 수 있게 V자 홈을 판 후 그 끝단을 들어올려 공을 굴린다. 굴러간 거리를 재는데 3개의 공을 굴려 측정한 평균값이 그린 스피드다.)

▲코스 조감도/사진출처=아시아나CC



#today’s 스코어 91타


▲아시아나CC는 스코어카드를 캐디가 직접 출력해준다.

강추위가 매섭던 지난 2일 아시아나CC를 찾았다. 악명 높은 동코스에 비해 아기자기하다는 서코스 라운딩이어서 약간 안심했다. 시작부터 거침없는 언듈레이션은 전쟁터를 떠오르게 한다. 이곳을 정복하기 위해 도전한 수많은 골퍼들의 모습들이 스쳤다.

서코스는 부드러운 곡선의 페어웨이로 인해 차분한 느낌을 준다. 어느 홀이든 잔디는 잘 정돈돼 있고 그린스피드는 빠른 편이다. 널찍한 티샷 존에서 그린까지 시야가 탁 트인 홀과 도그레그 홀이 적절하게 배치돼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티샷을 잘하든 못하든 세컨드 샷을 평평한 곳에서 할 수 없으니 정확한 볼 컨택트가 어렵다. 아직 그린이 얼어붙은 데다 그린 크기도 작은 편이라 세컨드 샷으로 그린에 '온' 시키기가 어렵다. 게다가 언덕 끝 쪽에 그린이 조성돼 있어 샷이 길면 공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린까지 130~140 미터 정도 남은 거리에서 '온 그린' 하고자 힘껏 치면 볼이 튀어서 사라져버린다. 욕심을 버리고 한번 더 어프로치 해서 올리겠다는 각오로 쳐야 파 플레이 하는 것을…

원 볼 플레이어라고 떠들어 댄 것이 지난 가을인데 오늘 라운딩에선 세 번째 홀에서 홀 아웃 했을때 이미 3개의 공을 잃었다. 이쯤 되면 스코어는 잊어버리고 '좋은 풍경을 즐기자'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얼어붙은 해저드와 파란 하늘, 벙커까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서코스 시그니처 홀부터 산정상에 오른 듯 탁스인 풍경이 시원한 18번째 홀까지 눈에 담으면 라운딩이 끝난다. 겨울이라 유리알 그린을 맛보진 못했지만 올겨울 라운딩 중 가장 빠른 2.7의 스피드를 자랑했다.

이날 라운딩은 난이도 탓에 좋은 스코어는 못 냈지만 아이언이 정확한 편이어서 그나마 스코어에서 선방했다. 91타. 보기 플레이어 체면 유지는 했다.
▲서코스 마지막 18번홀에서 내려다본 풍경/사진=임윤희 기자



#알아두면 좋은 tip


아시아나CC는 par3 연습장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장 길이의 par3로 어프로치샷과 벙커샷, 퍼팅 등을 배우기 최적화돼 있다. 이곳 역시 잔디와 그린에 관리가 잘되어 있고, 조경 역시 정규홀 못지 않다. 라운드 전후 par3 추가도 가능하니 알아두면 유용하다.

아시아나CC에서는 무료 발렛서비스가 제공된다. 라운딩 후에도 골퍼들이 직접 주차장으로 이동해 캐디백을 싣고 다시 클럽하우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작지만 큰 감동을 주는 서비스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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