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코로나 집콕에 쌀값 ↑…공기밥도 맘대로 못먹는다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 2021.02.11 15: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공깃밥 1500원 운동'이 시작되는 등 쌀값 급등을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쌀값이 폭등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쌀 20㎏ 소매가격은 6만214원으로 평년 가격인 4만6129원보다 30.5% 높다. 도매가격은 5만7180원으로 평년(4만1519원)에 비해 37.7% 높다.

식품업체들도 즉석밥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CJ제일제당은 설 연휴 이후 햇반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6~7% 인상한다. 오뚜기도 지난해 9월 '오뚜기밥' 가격을 약 8% 인상한데 이어 이달 중 7~9% 올릴 예정이다. 동원F&B는 지난달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역대급 장마에 코로나19 '집콕'…쌀값↑


지난해 9월15일 오후 경남 남해군 고현면에서 한 농민이 장마·태풍에 쓰러진 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쌀값이 오르는 이유는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등이다. 특히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탓에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 쌀 생산량이 50년 만에 가장 적었다.

반면 코로나로 '집콕족'이 증가하면서 쌀 소비는 늘었다. 이에 지난해 8월 말부터 쌀값이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해 처음으로 5만원대를 넘어섰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20년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6.4% 감소했고 구곡(2019년산 이전) 재고도 전년대비 15.3% 줄었다"며 "시장 공급량 감소로 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YWCA연합회는 최근 쌀 가격 안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농가소득 보전에는 막대한 세금을 지출하면서 쌀값은 매년 인상돼 소비자에게 이중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달부터 이번달까지 비축미 총 18만 톤을 풀고 3월부터 6월까지 공매를 통해 19만 톤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1000원 국룰 깨자"…'공깃밥 1500원 운동' 나선 자영업자들


한편 최근 회원수 65만명이 넘는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공깃밥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한 자영업자는 "쌀값이 급등한 지금, 공깃밥 1000원 '국룰'은 깨져야 한다"며 "우리는 이번 주부터 15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인데 한 명이라도 동참하면 공깃밥 가격 현실화가 빨라질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들도 "쌀값에 세금,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1000원에 판매하는 것보다 오히려 메뉴에서 빼는 게 나을 정도다", "20년 전에도 공깃밥은 1000원이었으니 이제는 올릴 때가 됐다" 등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이미 일부 업체는 '대접밥'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깃밥 가격을 1500원으로 올렸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캡처

실제로 1500원짜리 공깃밥은 배달 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들이 반발할 것을 우려해 '대접밥', '고봉밥' 등의 이름을 붙여 밥의 양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청 시 밥을 더 많이 담아 드리겠다' 등의 안내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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