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애플카 끝? "애플 선택지 많지 않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1.02.09 13:00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12월 2일 순수 전기차 분야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했다.
애플과 현대·기아차가 애플카 생산과 관련한 협의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애플이 과연 누구와 파트너십을 맺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에서 포드, 혼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사들이 후보군에 거론되지만 실질적으로 애플이 가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CNN비즈니스는 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주도권을 다 쥐길 바라는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들로선 애플과 협력한다고 해도 별다른 이익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대형 자동차업체가 하청업체로 인식될 위험도 있다.

CNN비즈니스는 현대·기아차가 애플과 협력을 통해 국제적 평판을 높이고 공장 생산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로 거듭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데미안 플라워스 자동차부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자사 제품에 있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통제하려 할 것"이라면서 "애플이 원하는 것은 하청업체이지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AFP
업계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애플 협력사 후보군에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혼다, 닛산, 마쓰다,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 합병사)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애플이 첨단 기술을 통합한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굴지의 회사들이 애플과 힘을 합칠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플라워스 애널리스트는 봤다.

그는 "애플은 같은 목표를 가진 회사를 돕지 않을 것"이라면서 "애플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애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생산량 증가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애플이 원하는 파트너는 기술을 공유하고 밀접한 협력을 맺을 회사가 아니라 아이폰 조립회사처럼 애플의 주문을 받아 적은 이윤을 남기고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라는 지적이다. 자체적인 자율주행 기술과 운영체제를 만들고자 하는 자동차회사들은 제2의 폭스콘이나 페가트론으로 전락하는 일을 피하려 할 터다.

다만 전기차나 자율주행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을 여력이 되지 않는 회사들은 비교적 애플과의 협력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독일 은행 메츨러의 주르겐 파이퍼 애널리스트는 전망한다.

그는 "BMW 같은 경우 '애플의 자동차업계 진출을 피할 수 없다면 다른 곳보다 애플과 파트너를 맺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봤다. 현대·기아가 이렇게 생각했을 수 있고, 혼다, 닛산, 스텔란티스, BMW 등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애플이 이미 자사 브랜드를 구축한 회사들과 브랜드 경쟁을 벌이느니 캐나다 마그나와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마그나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BMW, 재규어 등에 자동차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마그나와 함께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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