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남 "사고로 16살 동생 잃어…46년째 사비로 구조 활동중"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2.03 22:07
배우 정동남/사진제공=KBS2 'TV는 사랑을 싣고'
배우 정동남이 21년 전 사고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과 만났다.

3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정동남이 출연해 21년 전 구조활동 중 만난 유가족을 찾아 나섰다.

올해 72세인 정동남은 46년째 사고 현장을 누비며 구조 봉사활동에 앞장서온 1세대 민간구조 전문가다. 사고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58여 명을 유가족 품으로 돌려보냈으며, 대통령 표창 2회 수상, 국민 훈장 동백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정동남은 어린 나이에 잃은 동생의 사고를 계기로 구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동남은 "20살 때 16살이었던 남동생이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제일 한스러운 게 동생한테 '너 수영 배워라. 가르쳐줄게'라고 했는데 배우지 않았다. 그러다 한강으로 물놀이를 간 건데 몇 시간 후 친구가 달려왔다. 동생이 물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 현장에 가니 이미 동생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생이 물에 빠졌는데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망연자실하던 그때 조각배를 타고 정체모를 사람 두 명이 와서 돈을 요구했다. 아버지가 어렵게 구한 돈을 건넸고, 3분 후에 그 사람들이 동생의 시신을 건졌다"며 동생의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동남은 "(사고) 이후에 '물에 빠진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건져야겠다. 시신 수습에 돈을 받지 않겠다' '돈을 받고 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고 구조 활동에 나서게 된 사연을 전했다.

정동남은 사비로 구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 활동하면서 번 돈으로 장비를 샀다. 대원들의 숙식비도 내가 다 지불했다"고 했다.

정동남은 구조 활동을 하느라 가족에게 소홀히 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막내 아들이 20년전에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한쪽 팔을 잃고 2급 장애인이 됐다.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아빠로서 역할을 더 했다면 사고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 가족에 대한 후회는 죽을때까지 할 것 같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정동남이 찾고자 했던 인물은 21년 전 선유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생을 둔 유가족 누나 이정희 씨였다.

정동남은 "구조한 동생의 시신을 싣고 있는데 다가와서 돈 봉투를 주더라. 그래서 '우리는 돈을 안 받고 봉사를 하는 단체라고 말하며 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얼마 후 전화가 걸려와서 자기도 구조대원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 이후 실제로 구조대원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 또 어떤 마음으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동남은 고민 끝에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정희 씨와 재회했다.

이정희 씨는 "덕분에 잘 있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사실 제가 너무 빚쟁이라 뵙고 싶어도 만나기 싫었다"고 말하며 정동남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을 보였다.

이에 정동남은 "빚진거 없고, 미안해 할 거 없다. 그동안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활동 중단했던 김수미, 얼굴 붓고 말 어눌…"김치도 못 찢더라"
  2. 2 [단독]삼성전자 테일러 짐싼다...이재용 파운드리 1위 꿈 "일단 멈춤"
  3. 3 [현장+]한 번 더 접는데 150만원…'화웨이 3단폰' 탄식 터진 순간
  4. 4 [단독]택배 뜯어보고 "반품이요"…4조5000억 쓰셨네요
  5. 5 "배우 안세하, 중학교 일진 '짱'" 폭로…소속사 "100% 사실무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