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갈등' 나비효과?…선원만 석방 배는 묶었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1.02.03 17:09

[the300] 트럼프, 핵합의 탈퇴→이란, 한국계좌에 7.8조 동결→韓 선박 나포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이 걸프만에 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로 이란 해군에 적발돼 억류됐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 AFP=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걸프만에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혐의를 받아 이란군에게 나포됐던 유조선 한국케미호의 한국인 4명을 포함한 선원 19명이 29일만에 석방됐다. 외교 당국은 이번 사태와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분리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이란이 자금동결 해제를 노린 사실상 무력시위를 벌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당국은 자금동결 조치로 한국 시중은행 계좌에서 7조8000억원 규모 자금을 인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의 제재를 과도하게 지킨다"며 반감을 가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 외교 당국이 자금동결과 관련해 해결 의지를 보이자 석방도 조속히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은 사태 수습을 위한 첫단추를 꿴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시기임을 고려해 이란이 대미 관계 개선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아직 사법절차가 끝나지 않아 선박이 억류돼 있다는 것이다. 선장도 배를 관리하기 위해 현지에 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적으로 선박 억류 해제돼야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최종적으로 선박 억류가 해제돼야 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우호적 조치를 취한 건 양국간 관계를 새로 확대시키는 데 좋은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데서 단초가 됐다”고 했다. 이란은 사법 절차에 대한 타임라인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 외교부는 최종건 1차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이란에서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해 항의하고, 조속한 해제를 요구했다고 12일 전했다. 최 차관이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의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최 차관은 선장과의 통화에서 억류된 우리 선원들을 위로하고, 선원들이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 보장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외교부 제공) 2021.1.13/뉴스1

앞서 외교부는 지난 2일 밤 "한국케미호의 승선 선원 20명 중 한국인 국적 선장 1명을 제외한 우리 국적 4명과 외국 국적 선원(미얀마 국적 11명·베트남 국적 2명·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 총19명의 억류 해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국케미호는 지난 1월 4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에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은 공식적인 나포 이유로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대 이란 제재로 한국 은행 2곳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요구하며 벌인 행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란은 2015년 4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핵보유 5개국 및 독일과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에 합의했다.


제재완화를 대가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다는 것이 합의 내용이었지만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란중앙은행, 한국계좌 동결돼…한국 "해결에 속도감 있게 추진"


이란중앙은행(CBI)은 원유수출대금을 받기 위해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했다가 계좌 동결 사태를 맞았다. 미국이 CBI를 제재 대상에 올린 결과 CBI 명의로 계좌 인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정부는 선장과 선박에 대한 억류가 해제될 때까지 이란 측과 계속 협의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이란의 선원 석방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선장의 조속한 석방과 선박 인도를 요청하고 있다.

동결자금 문제의 해법을 찾는것도 필요하다. 최종건 제1차관은 전날 저녁 6시50분부터 약 30분간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전화 통화를 하며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이란측에 말했다.

아락치 차관도 "사법절차가 진행중인 동안 선장에 대해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이후에도 일부 인력은 현지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적재된 화확물질이나 선박 관리 등에 필요한 인원이다. 외교부는 "선박 및 화물의 유지, 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억류 해제되는 선원들의 인수와 귀국을 포함한 이동에 관해서는 선사측과도 협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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