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수리비 갑질 애플, 1000억 내고 면죄부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 2021.02.03 12:00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 2020.04.18. misocamera@newsis.com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수리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 혐의가 불거진 애플이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정부 제재를 피한 애플은 갑질 관행을 개선하고, 1000억원 규모 상생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법 위반 혐의를 고려하면 1000억원 규모 지원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기업의 자진시정·피해구제를 전제로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애플은 이통사 대상 갑질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다가 2019년 6월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공정위는 지난 1년 반 동안 조율을 거쳐 이번에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


“수리비, 떠넘기지 않겠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2020.10.30/뉴스1

우선 애플은 이통사에 수리비를 떠넘기는 수단이었던 ‘보증수리 촉진 비용’을 없애기로 했다. 또한 ‘어떤 사유로든 또는 아무런 사유 없이도’ 이통사와 계약을 끊을 수 있었던 ‘임의적 계약 해지’ 조항도 삭제한다.

애플은 ‘광고기금’을 조성해 이통사에게 광고비를 전가했는데, 앞으로는 광고기금 적용 대상 일부를 제외하기로 했다. 광고기금 협의·집행 절차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한다.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특허 분쟁 방지, 이통사 권리 보장을 위한 ‘상호 메커니즘’을 도입하기로 했다. 종전까지 애플은 필요시 이통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무료로 받지만, 이통사는 애플 특허권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논란이 됐다.

애플은 그동안 이통사에 요금제별 또는 특정 요금액에 비례해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 이상을 ‘최소보조금’으로 지급하도록 해왔다. 앞으로는 최소 보조금 수준을 이통사 요금 할인 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시 상호 협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상생지원 1000억원은 ‘그대로’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2020.12.28/뉴스1

애플은 소비자 후생 제고, 중소 사업자와 상생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애플이 상생지원기금 조성 계획을 밝힌 후 일각에선 “1000억원은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규모가 확대되지 않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400억원을 투입해 제조 분야 중소기업을 위한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R&D 지원센터는 애플과 거래 여부와 관계 없이 중소기업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애플은 ‘디벨로퍼(Developer) 아카데미’를 설립해 연간 약 200명의 교육생을 선발, 9개월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사업에 250억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100억원을 투입해 혁신학교, 교육 사각지대, 공공시설 등에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폰 사용자 지원에 250억원을 투입한다. 아이폰 사용자의 유상 수리 비용을 10% 할인하고, 애플케어플러스(AppleCare+) 서비스를 10% 할인해 주거나 환급해주는 식이다. 아이폰 유상수리 비용과 애플케어플러스 구입 비용이 평균 각각 30만원, 2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각 소비자에게는 2~3만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앞으로 3년 동안 애플의 동의의결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를 위해 회계법인을 이행감시인으로 선정하고, 관련 비용은 애플이 부담한다. 공정위는 반기별로 애플의 자진시정안 이행상황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애플이 동의의결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일당 2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동의의결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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