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박 장관은 윤 총장과의 만남이 '협의'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법무부장관 검찰총장간 갈등 '시즌2'의 단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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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 "검찰총장과 2번 이상 만날 것…'의견 청취'"━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과 윤 총장은 조만간 검찰 간부 인사를 위해 두 번째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윤 총장이 1일 오전 박 장관을 예방해 15분간 대화를 나눴으나 이 자리에서 인사에 관한 의견은 오가지 않았다.
박 장관은 설 전에는 인사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장관은 법에 따라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고 대통령에게 검사의 임명을 제청해야 한다.
박 장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한 직후인 전날 오후3시30분쯤 대법원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과 인사 관련해 최소 두 번은 더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견을 듣는 것을 형식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거취에 가장 눈길이 쏠린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채널A 사건' 관련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분 결재를 하지 않으며서 수사팀과 갈등을 일으키는 등 중앙지검에 대한 통솔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받는다. 윤 총장이 박 장관에게 이 지검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로 굳혔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쪽에서는 박 장관이 추미애 전 장관과 비슷한 방식의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박 장관이 취임사에서 '추미애 장관님께도 경의를 표한다' '제가 이어받아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을 완수하려 한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이른바 '추미애 라인' 검사들을 지속적으로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장관이 김 대법원장 방문 직후 윤 총장과의 만남 성격을 '협의' 아닌 '의견 청취'임을 분명히 한 점에도 눈길이 간다. 박 장관은 "검찰청법 입법 취지, 운영의 관행을 다 포함해서 보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분명히 의견을 듣는다고 돼 있으니까 법대로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총장이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청와대 등 윗선으로 확대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견제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여권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이 연임한다면 채널A 사건으로 좌천됐던 한동훈 검사장 복귀도 힘들어진다.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의 의견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검사 임명은 결국 대통령이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 인사가 추 전 장관 임기 당시 검찰총장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파행된 측면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조직 안정성을 위해 필요최소한의 인사가 바람직해 보이지만, 임기 동안 잘못이 명백한 검찰 간부는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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