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박스 '금판지'라는데..한솔·무림 제지업체는 울상인 이유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21.02.01 15:27

골판지 박스가 이른바 '금(金)판지'라고 불릴 정도로 귀한 몸이 됐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택배 물량이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다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판지 박스' 대란으로 골판지 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생산하는 아세아제지, 한창제지, 태림포장 등 주요 포장·제지 업체들이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한솔제지무림P&P 등의 제지업체들은 울상이다. 같은 제지업체라해도 이들은 인쇄용지를 취급하면서 오히려 실적이 감소되고 있어서다.

종이는 크게 기록물에 쓰이는 '인쇄용지', 포장에 쓰이는 '산업용지', 화장지를 포함하는 '위생용지'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산업용지는 택배박스 등에 쓰이는 '골판지'와 제과·화장품 등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로 나뉜다.

한솔제지는 백판지와 인쇄용지, 특수지를 취급한다. 코로나19로 택배와 배달음식 수요가 늘면서 백판지 수요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491억원, 영업이익은 3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0% 늘었다.

하지만 3분기부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백판지 수요는 증가세가 지속됐는데 인쇄용지(-73억원)와 특수지(-20억원)에서 적자가 발생했다.


인쇄용지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사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학교, 사무실 등 인쇄용지를 소비하는 곳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특히 해외에서 인쇄용지 사용이 크게 준데다 판매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수지 일종인 감열지(영수증 용지로 사용되는 특수지)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한솔제지의 4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991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6% 줄어 부진한 실적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하지만 백신 영향 등으로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펄프·인쇄용지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무림P&P는 지난해 3분기에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442억원)보다 약 73% 감소했다. 역시 비대면 활성화로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데다 펄프와 인쇄용지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펄프가격은 2018년 10월 톤당 800달러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3분기 톤당 537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돼야 펄프 및 인쇄용지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와 무림P&P의 실적 개선은 결국 인쇄용지와 펄프가격 정상화에 달렸다"면서 "당분간 펄프가격과 인쇄용이 판매가격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코로나19 상황 진전에 따라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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