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업부에 따르면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6페이지 분량의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보고서는 산업부 내부 전산망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한 방송사가 공소장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공무원이 삭제한 목록을 공개했는데,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내부 문건들을 확인해 보니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 보고서'가 나왔다"며 "검찰이 복구한 파일과 동일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 3명이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원 감사 전날인 2019년 12월1일 업무용 컴퓨터에서 파일 530개를 지웠다고 했다. 여기에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파일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는 삭제 문건 중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문서가 있다는 것을 두고 "이적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산업부가 일부 공개한 문건은 문서는 본문 4쪽, 참고자료 2쪽 등 총 6쪽 분량의 짧은 보고서다. 서문에는 "동 보고서는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했다. 결문에는 "북-미간 비핵화 조치 내용·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으며,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된 이후 추가검토 필요"라고 적혀있다.
문서의 내용도 북한 지역 뿐 아니라 남한 내 여타 지역을 입지로 검토하거나, 남한 내 지역에서 원전 건설 후 북으로 송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8년 이전부터 논의됐던 아이디어 등을 모아서 보고서로 만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용 보고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산업부는 특히 구속된 공무원들이 삭제했다고 해도 내부문서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황을 주목한다. 검찰이 복구한 문건은 사본에 불과한 것인데, 단순히 사본을 삭제한 것을 두고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하려다 여의치 않자 문건을 삭제한 정권차원의 '조직적 은폐'라고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권차원의 폐기, 은폐를 진행했다면 산업부 전체에 있는 관련 문서를 다 삭제해야지 특정 PC에 있는 문서만 지운다고 해결이 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거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백번 양보해서,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공무원의 컴퓨터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2020년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행정부 국가공무원은 총 68만명이다. 그들의 컴퓨터에 있는 문서가 모두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이고, 정부 정책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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