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전, 아이디어 차원…朴 정부 때 만들어진 것 아니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안재용 기자 | 2021.01.31 19:05

(종합)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희동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원전 건설문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앞서 산업부는 월성 1호기 관련 감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공무원들이 삭제한 자료 목록 가운데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에 산업부는 이날 "해당 문건은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경우에 대비해 단순하게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내부자료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1.1.31/뉴스1
정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논란에 대해 "단순 아이디어 차원의 검토였을 뿐"이라며 야당의 "이적행위"라는 공세를 일축했다.

신희동 산업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을 갖고 북한원전 건설 추진 문건과 관련해 "에너지 분야 협력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산업부 내부 자료"라고 해명했다. 자료의 내용도 북한 뿐 아니라 남한 내 여타 지역을 입지로 검토하거나, 남한 내 지역에서 원전 건설 후 북으로 송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도 담겨있지 않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최근 한 방송사가 공소장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공무원이 삭제한 목록을 공개함으로써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한 논란이 불필요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 발전시설을 지어주기로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게이트 진실을 이실직고하라"고 촉구했다. 2021.1.31/뉴스1
이어 "산업부내에 있는 보고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 및 작성 이후의 경과 등을 확인한 바,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했다. 북한 원전건설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남북경협이 활성화됐을 때를 고려한 아이디어 차원 검토"라는 지난 29일 입장발표와 달라지지 않았다.

해당 문서의 작성배경에 대해 신 대변인은 "북한 원전 관련 문서의 경우도 에너지 분야 협력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산업부 내부 자료"라고 말했다. 문서의 작성시기에 대해선 "2018년 4월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라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부 각 부서별로 검토한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라며 "(산업부 공무원이 파기한 문서는)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산자부 공무원이 삭제한 530개의 파일 중 220여개는 향후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박근혜 정부가 검토한 원전국 문서"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의 주장은 해당문서의 작성 시점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북한에 원전을 짓는 방안의 논의의 시작이 박근혜 정부 시절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 대변인은 해당 문건이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도 했다. 신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본문 4쪽, 참고자료 2쪽 등 총 6쪽 분량이다. 서문에 "동 보고서는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결문을 보면 "북-미간 비핵화 조치 내용·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으며,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된 이후 추가검토 필요"라고 적었다. 사실상 검토의 한계를 기술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내용의 구체성도 결여돼 있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문서의 내용도 북한 지역 뿐 아니라 남한 내 여타 지역을 입지로 검토하거나, 남한 내 지역에서 원전 건설 후 북으로 송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그야말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아이디어 차원의 다양한 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며 "따라서, 이 사안은 정부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북한 원전 관련 보고서외에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문건의 성격에 대해선 "사찰이 아닌 통상보고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공개된 공소장에는 구속된 산업부 공무원들은 삭제한 문서 리스트에 '에너지전환 관련 지역 및 이해관계자 동향’ ‘원자력정책연대 출범 및 동향 보고’ ‘원전수출 국민통합대회 동향’ ‘에너지전환 관련 단체 동향 보고’ 등 민간 단체 사찰이 의심되는 제목이 등장한다.

문건 삭제가 개인적 일탈이 아닌 산업부 조직적 비호 아래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문건삭제 관련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유감"이라면서도 "산업부 차원 개입은 아니며 수사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일부 언론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 3명이 감사원 감사 전날인 2019년 12월1일 업무용 컴퓨터에서 파일 530개를 지웠다고 했다. 특히 삭제파일 중에서는 북한 원전건설 자료가 포함됐다.

공소장에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이 삭제됐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야당에선 해당 문건이 작성된 때가 2018년 5월이라는 점을 들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전력난 해소를 협상카드로 삼으려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며 이를 '이적행위'라고 비판하며 논란이 가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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