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뛴 '배짱 매물'만 수두룩…전셋집 있어도 못 들어갔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1.01.31 06:19

서울 아파트 1월 전세 거래량 역대 '최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서울 아파트 월간 전세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달 간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영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계약시 미리 4년치 인상분을 반영해 2년 전보다 수억원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월간 거래량 첫 5000건 미만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341건으로 전월(6949건) 대비 37.5%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월간 최저치다.

직전 최저 거래량은 전세난이 심각했던 2015년 9월(6421건)이었는데 이 시점과 비교해도 거래량이 30% 이상 쪼그라들었다. 남은 기간을 고려해도 처음으로 월간 거래량 5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시내 25개 자치구 모두 전세 거래량이 동반 감소했다. 서초구(457건→254건) 노원구(569건→383건) 마포구(355건→203건) 용산구(178건→82건) 금천구(152건→77건) 등은 거래량 감소폭이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임대차2법 시행 이후 뚜렷한 감소세다. 9월 8591건, 10월 9780건 11월 7746건 12월 6949건으로 넉달째 월 1만 건을 밑돌았다. 올해 들어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된 것이다.

시내 아파트 전세 매물은 연초보다 많아졌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아실(asil)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732개로 지난 1일(1만7273개)과 비교해 약 20% 증가했다.



2년 전보다 수억원 뛴 시세…4년치 임대료 한번에 인상


이런 현상은 임대차2법 여파로 선택지가 줄어든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입지가 좋은 신축 단지는 임대차2법 도입 전과 비교해 전세 호가를 수억원 높인 이른바 '배짱 매물'이 많아졌다"며 "집주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고려해 4년치 임대료 인상분을 한꺼번에 책정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금 상승분을 감내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은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을 맺거나 좀 더 시세가 저렴한 단지를 찾는다"며 "이런 현상들이 단기 전세량 감소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월세 거래 중 반전세(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 초과) 비중은 확대됐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반전세 거래량은 115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의 18%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반전세 비중이 11%였는데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비중 역시 임대차2법 효과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 이후 높아졌다.

강남권은 물론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도 2년 전과 비교해 전월세 임대료가 대폭 상승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는 첫 입주한 2019년 초 전셋값이 5억원 내외였지만 지난해 11월엔 이보다 4억원 오른 9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평형 반전세는 보증금 3억5000만원, 월세 170만원에 세입자가 바뀌었다. 2년 전 보증금 2억~3억원, 월세 70~80만원대 시세에서 대폭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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