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산하 검토위는 이날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조사 중간 보고서에서 "원전 내 제2·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 방사선량이 상당히 많은 설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토위가 고준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설비로 지목한 것은 원자로 격납용기의 뚜껑 역할을 하는 원형의 철근 콘크리트제 3중 구조 설비인 '실드플러그'다.
검토위는 원전사고로 2호기 원자로의 실드플러그에는 약 2경~4경베크렐(㏃·방사능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능의 양을 재는 단위), 3호기 원자로의 실드플러그에는 약 3경㏃에 이르는 세슘137(방사성 물질)이 달라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최대 10시버트(Sv·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량 측정 단위)를 웃돌아 "1시간이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정도"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은 내년부터 원자로 2호기에서 녹아내린 핵 연료 잔해를 제거하는 등 폐로(廢爐)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확인되면서 폐로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더욱이 2·3호기 원자로의 실드플러그는 지름 약 12m, 두께 약 60cm 정도로 그 무게만 총 465t에 달해 철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당시 덮친 쓰나미로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됐고, 이는 1~3호기 원자로의 노심용융(원자로의 노심부가 녹는 것) 폭발로 이어졌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이후 2013년부터 원전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지만, 1~3호기 원자로에서 방출되는 고농도 방사선 때문에 2014년 작업을 중단했다가 2019년 10월 재개했다.
규제위는 오는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조사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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