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성장사업 중심의 새판짜기에 본격 착수했다. 비주력 통신 자회사인 KT파워텔을 전격 매각하면서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구현모 대표의 그룹 구조개편 구상도 얼개를 드러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핵심 통신사업 기반의 신사업으로 완전히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KT파워텔 매각은 "본업인 통신도 비주력 사업이면 과감히 정리한다"는 메시지란 평가가 나온다. 매각·분사 등 계열사 이합집산과 인수합병(M&A) 등 후속 개편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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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그룹사 KT파워텔, 아이디스에 전격 매각━
KT파워텔은 1985년 설립된 한국항만전화(주)가 모태인 산업용 무전기(TRS) 업체로 KT의 1호 그룹사다. 무전통신 시장 국내 1위지만 스마트폰 대중화로 연매출이 2010년 1270억 원에서 2019년 627억 원으로 반토막나는 등 고전해 왔다.
지난해엔 스마트모빌리티 사업 성과로 매출(656억원)이 반등하고 영업이익(40억원)이 늘기도 했다. 주력사업을 무전통신에서 IoT(사물인터넷)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개선에도 나섰으나 결국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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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편 '무풍' 통신도 비주력은 과감히 정리" ━
매각 대상인 KT파워텔은 충격에 휩싸였다. KT파워텔 노동조합은 "이익잉여금이 510억 원인 국가 기간통신 사업자를 시너지가 전혀 없는 CCTV 제조사에 헐값인 406억 원에 매각했다"며 총파업 등 매각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무전통신이 사양산업인 데다 IoT 사업도 다른 그룹사와 중복된다는 판단을 KT가 한 것 같다"며 "성장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본업인 통신업도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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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콘텐츠·커머스 키운다, 구조개편 가속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합병을 발표하고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 업체인 현대HCN을 인수한 데 이어 KT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 등의 추가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도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다.
그룹사 구조개편을 위해 신사업 관련 기업 인수를 포함해 통신(15개)·비통신(29개) 계열사를 붙이고(합병), 팔고(매각), 떼어 내는(분사) 후속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업재편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유선·무선·미디어 등으로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중장기적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도 시장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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