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에서 조조가 이길 수도, 촉이 위를 정벌했을 수도, 하후연이 정군산에서 죽지 않았을 수도

머니투데이 남민준 변호사  | 2021.01.23 10:30

[the L][남 변호사의 삼국지로(law)]46

편집자주 | 게임과 무협지, 삼국지를 좋아하는 법률가가 잡다한 얘기로 수다를 떨면서 가끔 진지한 내용도 말하고 싶어 적는 글입니다. 혼자만의 수다라는 옹색함 때문에 약간의 법률얘기를 더합니다.



적벽에서 조조가 이길 수도, 촉이 위를 정벌했을 수도, 하후연이 정군산에서 죽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네요???


조조는 적벽대전에 임하면서 물 위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병사들 때문에 고민하다 방통의 계책에 따라 배를 모두 연결하여 병사들이 더 이상 멀미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연환계. 배를 모두 연결해 버린 것이죠.

만약에 조조가 방통의 연환계에 속지 않았다면 적벽대전의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요?

조조를 만난 관로가 조조에게 ‘三八縱橫 黃猪遇虎’(삼팔종횡 황저우호)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고 떠나죠.

건안 24년 (삼팔종횡) 누런 돼지가 호랑이를 만난다 (하후연이 황충을 만난다)는 의미인데,

정군산 전투에서 하후연은 촉의 황충을 맞아 싸우다 전사하게 됩니다.

조조가 관로의 글을 이해하고 하후연에게 정군산 전투를 맡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제갈량이 북벌을 나설 때는 항상 기산을 거쳐 진격하는 정석에 가까운 방법을 택한 것에 반해 위연은 자오곡을 거쳐 장안을 직격하는 방법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제갈량이 전략을 수립하다 보니 결국 위연의 계책 대로는 진군하지 못 했지만, 익히 아시듯 제갈량의 북벌은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위연의 계책을 따라 보았다면 어땠을까요?

(연의가 소설이긴 합니다만) 이미 일어난 일이니 과거에 대한 가정은 무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꽤나 자주 과거나 역사에 관한 가정을 하고 삽니다, 아마 아쉬움이나 미련 때문이겠지요.

그럴 때 항상 등장하는 것이 타임머신입니다.

네, 타임머신만 있으면 과거로 돌아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해 볼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타임머신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니~ 필자 양반, 삼국지를 소재로 법 얘기 한다면서요? 타임머신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출발해 상대성이론을 거쳐 나온 얘기니 만큼 ‘법’과 관련이 없지는 않습니다”라고 일단 핑계를 댑니다(만 사실은 가볍게 읽을 만한 소재에 관해 적어 보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타임머신의 원리는 뭘까요?

바로 상대성이론입니다.

E = mc2

C는 바로 빛의 속도인데요, 상대성이론에 따라 상대속도를 넣어,


E = m(c – v)2 이 되겠네요. (v는 물체의 속도입니다.)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 보다 빠르면 (c – v)로 표현되는 상대속도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네요?

v(속도) = D (거리) / T (시간) 이니,

상대속도가 마이너스라면 존재하는 거리를 마이너스로 볼 수는 없으니 시간을 마이너스로 볼 수 밖에 없겠네요.

빛의 속도 보다 빠르면 시간이 마이너스가 된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네, 이래서 타임머신이 등장하게 됩니다.

타임머신의 원리를 알았으니 이제 우리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여 과거로 돌아 가면 되겠네요!!!

그런데… 혹시 타임머신 보신 적 있으신가요???

‘타임머신은 없다!!’라고 말씀하신 분이 있으셨습니다.

‘지금 타임머신이 없더라도 먼 미래에라도 타임머신이 만들어 지고 그런 기술들이 대대로 전수되었다면 미래 사람들이 자유롭게 과거를 오고 갈 수 있을 텐데, 지금 현재 우리 주위에서 미래에서 온 타임머신을 본 적이 없고 과거 기록에도 그런 내용은 없으니 타임머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씀이셨는데요.

상대성이론처럼 계산식에 바탕한 얘기는 아니지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앞서 전제한 타임머신의 원리부터가 완전한 “법칙”이 아니라 “상대성이론”에 바탕한 것입니다.

자연과학에서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필연적으로 동일한 결과가 발생할 때’에서야 “법칙”이라는 표현을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론”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잘 생각해보시면 ‘만유인력의 법칙’, ‘열역학 법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비해 “상대성이론”이라고 칭합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 중에는 “법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예외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 하지만 상대성이론만으로는 타임머신을 만들기 부족하거나
(사실 그렇게 따져도 미래에라도 그런 부족한 점이 보완되었다면 현재에서 심심찮게 타임머신을 목격해야 하긴 하는데요…),

타임머신이 다녀 간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타임머신은 존재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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