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개인과 기관의 팽팽한 수급 줄다리기 속에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개인의 매수로 버텨온 만큼 개인 유동성 크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투자자들의 눈은 다음주 예정된 국내외 대형 이벤트에 집중된다. 미국에서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21포인트(0.64%) 하락한 3140.64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장 초반 1%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오후 들어 기관의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1조6143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734억원, 기관은 1조370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번주 들어서만 2조477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업종별로는 운수 장비, 금융업, 철강금속 등 경기민감 업종들이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섬유의복과 비금속광물은 각각 3.51%, 4.47% 상승했다. 업종별 온도차는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8%, 2.28% 떨어진 반면 NAVER와 삼성SDI는 6% 넘게 올랐고, 카카오는 전일대비 1.98%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42포인트(0.14%) 떨어진 979.98로 마감했다. 개인이 2008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848억원, 1072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마이너스(-)2.04%), 운송(-1.95%)이 떨어졌다. 반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 격화로 몸값이 높아진 디지털컨텐츠는 2.63% 올랐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 환경과 개인 대기 자금이 증시를 견고히 지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스피 지수가 3000선에 안착한 현 시점에서 높아진 대기 자금 레벨은 추가 자금 유입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개인 유동성(M2) 증가율은 금리 인하 시기 평균 수준"이라며 "유동성 대비 대기자금 비율이 현 수준(7%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21년 말 증시 대기자금은 130조원대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의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63조8000억원이다. 예탁금은 38조1000억원, 전체 대기 자금은 51조5000억원 늘었다. 각각 전년대비 139%, 71% 증가했다.
다음주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미국에서는 최근 발표된 금융주 실적이 시장 예쌍을 웃돌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S&P(스탠더드앤푸어스)500 기업 중 90%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미국만큼 강한 서프라이즈가 나오긴 어려울 수 있지만, 수출 지표 등을 봤을 때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지나간 실적보다 앞으로의 개선 가능성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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