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 4년만에 하락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도 오히려 물가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총무성은 2020년 신선 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2015년=100)가 101.5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4년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감소하면서 10년 3개월만에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총무성은 코로나19 재난에 따른 수요 침체가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간 CPI는 월별 지수 평균으로 계산하는데, 지난해 휘발유 6.3%, 전기요금 3.5% 등 에너지 관련 항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초부터 봄까지 유가가 급락하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가격은 전년을 밑돌았다.
또 국내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시행한 '고투 트래블(Go To Travel)'도 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고투 트래블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 들어서야 이를 임시 중단했는데, 이기간 일본내 숙박료는 16.7% 떨어졌다. 패키지 여행 경비도 5.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0월부터 유아 교육 및 보육 무상화 정책에 따라 유치원 보육료는 92.5%, 어린이집 보육료도 51% 떨어졌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혜를 입은 것들이었다. 마스크는 지난해 봄 일시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수요 급증으로 0.5% 올랐고, 재택근무 활성화로 테스크탑PC는 12.8%, 프린터는 18.5% 상승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BOJ)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0%로 지난해에는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월에도 0.8%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8월부터 5개월만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오히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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