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거 초등학생도 하겠는데?”
기자가 25일 취재를 위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영상합성 앱 리페이스(Reface)를 써 본 소감이다. 기자의 사진으로 화사의 곡 ‘마리아’ 뮤직비디오 영상에 합성해봤다. 몇 초 분량으로 짧게 편집한 영상 속 화사의 안면부는 기자의 얼굴로 바뀌었다. 표정이 약간 부자연스럽고 피부 색이 화사보다 조금 더 하얗긴 했지만 영상 속 주인공은 기자였다. 원본 영상에서 화사의 입 모양과 얼굴 표정에 따라 영상 속 기자의 얼굴 표정도 달라지는 게 신기했다.
영상물 제작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저 스마트폰 액정을 서너 번 터치했던 게 다다. 준비물도 스마트폰과 딥페이크 앱, 언젠가 찍어뒀던 잘 나온 셀카 한 장뿐이다. 합성된 영상을 다운받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자가 이용한 딥페이크 영상 제작 앱은 우크라이나의 AI(인공지능) 회사 네오코넥스트가 만든 유료 앱이다. 해리포터 등 영화 명장면이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에 연예인 얼굴 대신 이용자의 얼굴을 합성해 영상이나 GIF 움짤(움직이는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준다. 합성할 영상을 골라 선택할 때 한 번, 셀카 파일을 앱에 업로드할 때 한두 번 (합성 직전 앱에서 바로 셀카를 촬영할 수도 있다.), 합성(‘Reface’) 버튼을 클릭할 때 한 번 이렇게 세 번 정도 손가락을 움직이면 바로 합성 영상이 나온다.
스마트폰 앱으로 누구나 쉽게 딥페이크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시중에는 리페이스 말고도 쉽게 오락 용도로 딥페이크를 만드는 페이스 스왑(face swap·얼굴 바꾸기) 앱들이 여럿 출시돼 있다. 이 중에는 무료로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스냅챗이나 틱톡 같은 동영상 기반 SNS 플랫폼에서도 이 기능을 탑재했다. 중국에서만 사용되는 자오(Zao)라는 아이폰 앱도 있다.
코딩 지식이 조금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앱으로 만드는 것보다 좀 더 정교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드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개발자들의 오픈소스 공유 플랫폼인 깃허브에서는 대표적인 딥페이크 제작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인 ‘페이스스왑’이나 ‘딥페이스랩’ 등을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대학교 교양 수준의 코딩 지식만 갖추고 있다면, 딥페이크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같은 소스코드는 딥페이크의 핵심 기술인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 등 주요 딥러닝 알고리즘을 학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딥페이크 기술은 원래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음란물을 제작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라며 “마치 ‘칼’처럼 잘 쓰면 새로운 재미를 주거나 예술적 창작의 도구지만, 오남용할 경우 치명적인 온라인 범죄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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