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아차는 전일대비 4200원(5.04%) 오른 8만7600원을 기록했다. 장중 19.3% 급등해 9만9500원을 찍었다가 외국인과 기관 매물 탓에 상승폭을 줄였지만 현대차가 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방했다.
최근 시장이 조정받을 때도 기아차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신차와 실적 효과에 애플카 이슈도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1월4~20일) 주가 상승률은 기아차 40%, 현대차 35%로 동생이 형을 제쳤다. 지난해 흐름(현대차 59%· 기아차 41%)과 다르다.
과거 2009~2010년 차화정(차·화학·정유) 장세를 연상케 한다. 자동차는 2년간 이어진 강세장에서 시장을 이끈 주도주였다. 당시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양적완화 조치로 강세장을 보였다.
소비가 늘면서 자동차 산업도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덕분에 2009년 현대차와 기아차는 나란히 연간 수익률 206%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두 종목 기세가 바뀌어 현대차 43%, 기아차 152% 뛰었다. 당시 주식 거래 행태가 지점 창구에서 온라인, 모바일로 급변하던 시기여서 주식을 빼지 못한 노년층이 기아차로 떼부자됐다는 일화가 퍼질 정도였다.
자동차 외에 배터리 업종도 주도주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유주에서 배터리주로 포지셔닝을 바꾼 막내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배터리주 초강세를 이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4500원(1.67%) 올라 27만45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상승률은 44%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27% 상승했는데 2년차에 상승폭이 더 커졌다.
배터리 1등주인 LG화학은 지난해 160% 뛰었고 올해는 21% 상승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166% 뛴 것에 비해 올해 18% 올라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그래도 코스피 수익률(8%)보다는 우수하다.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년차 신드롬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8% 오른 것에 비해 SK하이닉스가 10%대 상승해 상대적으로 강세다. 지난해 각각 45%, 26% 주가가 뛴 것과 다른 흐름이다. 카카오는 올해에도 14% 올라 NAVER(5%) 대비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5~06년, 2009~10년 2년 연속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들의 경우 2년차에는 시가총액 1등주보다 2등주의 주가 수익률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고 짚었다.
2006년 현대차보다 기아차, 롯데케미칼보다 금호석유가 강세였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연구원은 “2등주 주가가 더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업황이 굉장히 좋다는 뜻”이라며 “처음 업황이 좋아질 땐 1등주가 부각되지만 2년차에는 2,3등주도 성장하는 게 보이고, 특히 절대 이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2등주의 성장률이 가팔라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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