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너무 좋다"했던 정의용, 외교장관으로 컴백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1.01.20 15:58

[the300](종합)정의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최선의 노력"

【방콕(태국)=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9.11.04.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후임으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20일 낙점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다.

정 후보자는 1946년생이다. 서울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5회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국제연합사무처 특명전권대사, 제17대 국회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에 영입됐다. 영입을 앞두고 정 후보자와 만났던 문 대통령은 "너무 좋다"는 취지로 말하며 호감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외교정책에 있어서 '코드'가 맞았다는 뜻이다. 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은 이후 '문재인의 외교 브레인'으로 활약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2개월 동안 활약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었다. 2018년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서훈 현 국가안보실장,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현 국회의원 등과 함께 협상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서 실장이 대북접촉을, 윤 의원이 문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일을 했고, 정 후보자는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체적인 협상판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한 차례의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을 성사시키는 것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북특사로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난 경험 역시 있다. 남북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사업을 뚝심있게 밀고 나간 장본인으로도 알려졌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 후보자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과의 소통 강화 역시 정 후보자의 인선 사유로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전날 외교수장에 정 후보자가 지명된 게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바이든 행정부와 접촉해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설득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임기 마지막해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북미협상 재개에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후보자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남북미 핵협상의 포문을 열었던 경험이 있다. 그는 2018년 3월 대북특사로 평양을 다녀온 후 곧바로 미국 워싱턴D.C.로 날아가 김정은 총비서의 비핵화 의지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정 후보자가 직접 백악관 앞에서 현지 언론에 이 사실을 브리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역할을 다시 한 번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잖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 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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