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리, “인플루언서와 소셜 플랫폼이 함께하는 ‘디지털 방판시대’ 열려”

머니투데이 중기&창업팀 허남이 기자 | 2021.01.20 12:36
‘화장품 아줌마’로 불리며 90년대를 휩쓸었던 화장품 방문판매(이하 방판)가 2021년 다시 도래했다. 흘러온 시간만큼 그 모습과 형태도 크게 달라졌다. 아줌마가 아닌 ‘인플루언서’로, 오프라인이 아닌 라이브 방송과 같은 ‘소셜 플랫폼’을 통해서다. 방판에 소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해진 일종의 ‘디지털 방판’ 시대가 새롭게 열린 것이다.

새로운 물결의 트리거 역할을 한 건 코로나 바이러스다. 비대면, 온택트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유통 플랫폼이 온라인,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텍스트에서 영상 중심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것.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 역시 올해 4조, 2022년 6조, 2023년 8조(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 센터)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셀럽이 라이브커머스의 메인 MC로 자리잡으면서 이들의 역할에 막중한 힘이 쏠리고 있기 때문. 중국의 유명 왕홍 리자치(李佳琦)가 라이브 쇼핑을 통해 5분만에 립스틱 1만 5,000개를 판매하고, 장다이(张大奕)는 홀로 광군제에서 하루 3억 4,000만 위안(약 579억)의 매출을 달성하는 사례가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레오제이 X 미샤 네이버 쇼핑 라이브 방송 영상 /사진제공=레페리

지난 1월 4일 저녁 8시,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전례 없던 상황이 벌어졌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의 콜라보 라이브 방송에서 방송시작 1분도 채 안돼 초도 준비 수량이 완판된 것이다. 시청자수는 15만명을 돌파했으며 2, 3차 재입고 물량도 모두 소진됐다.

인플루언서의 팬심이 이루어낸 성과였다. 라이브 방송 3일 전부터 레오제이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샤 쇼핑라이브에서 판매할 제품과 프로모션 내용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며 구독자와 팬들에게 쇼핑라이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관심을 유도했다. 사전 영상 조회수만 23만 이상을 넘었고, 댓글 반응 역시 뜨거웠다. 그 결과 방송 시작과 동시에 제품은 매진됐다.

김습습 채널을 통해 소개된 프레뽀폰즈 브랜드 홍보 콘텐츠/사진제공=레페리

얼마전 스킨케어 브랜드 프레뽀폰즈는 뷰티 크리에이터 김습습을 통해 자사 제품인 메이크업 핏 토너 패드의 올리브영 1+1 프로모션 소식을 알렸다. 김습습은 라이브 방송과 영상을 통해 화면빨, 영상빨 잘 받는 팁으로 해당 제품을 직접 시현하며 프로모션 소식을 알렸고 구매 링크를 채널에 공개하여 구매전환을 유도했다. 영상 게재 후 해당 제품은 올리브영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지며 화제가 되었다.

스킨케어 브랜드 프레뽀폰즈x김습습 프로젝트를 담당한 레페리 마케팅 본부 장유정 담당자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와 활동을 지켜보며 신뢰감이 쌓인 구독자들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갖고 제품 구매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는 완판과 품절이라는 긍정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위해서는 사전에 전략적인 콘텐츠 설계와 소비자들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왼쪽부터), 카카오쇼핑라이브/사진=모바일앱화면캡처


국내 대표 플랫폼 네이버·카카오·쿠팡도 3인 3색 라이브커머스 각축전에 돌입했다. 국내 월 이용자 수(MAU) 상위 애플리케이션(앱)인 카카오(1위), 네이버(3위), 쿠팡(6위)의 라이브 커머스 경쟁이 본격화됐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이들은 기존 이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아 라이브 커머스로의 고객 유인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 ‘쇼핑라이브’는 정식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누적 시청 횟수 1억 회를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누적 콘텐츠 수는 2만 건을 넘었고, 누적 구매자 수도 약 100만 명에 달한다.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20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힘입어 지난 13일 기준 누적 시청 횟수 2,000만 회를 돌파했다. 총 방송 횟수는 140회, 평균 시청 횟수는 14만 회를 기록했고, 거래액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 38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라이브 커머스 진출을 예고한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은 라이브 커머스 사업팀을 새롭게 구성하고 ‘배민 쇼핑라이브’ 등 여러 상표권을 출원했다. 전문 분야로 꼽히는 음식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나 다양한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과거 화장품 아줌마라 불리던 판매사원이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설득해 구매를 유도하고, 그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이어주며 판매가 확대되었던 것이 이제는 온라인에서 인플루언서를 통해 더 강력한 파급력을 나타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패션, 뷰티, 생활용품, 가전, 리빙,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신뢰해 제품에 대한 품질과 효과성을 믿고 구매를 결정하고, 팬심이 더해져 자발적으로 본인의 SNS 계정에 제품에 대해 알린다. 이러한 현상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팬덤 효과이자 쉽게 말해 디지털 방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왕홍처럼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는 커머스형 인플루언서는 한정적이다”며, “높은 구매 전환율과 같이 보다 직접적인 커머스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 개인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성과 달성을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