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은 '다자주의' 외교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전임 트럼프 정부가 동맹을 불문하고 각국과 '일대일' 외교에 치중했다면,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협력·압박 외교를 펼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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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한미 방위비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증액 압박 속에 진전되지 못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국이 공정한 몫을 내야 한다'는 입장은 같아 주한미군 분담금 갈등 소지가 완전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민주당은 지난해 정강정책에서 "결코 우리는 우리 동맹들에게 '보호비'를 달라고 위협하지 않을 것 "이라면서도 "우리는 동반자들이 방어 능력을 키우고 지역 안보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고 공정한 몫을 부담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불 지핀 '주한미군 축소 및 철수' 논란도 사그라들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지명한 캐슬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은 대표적인 주한미군 철수 반대파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은 한반도에서의 협상 입지를 약화하고 미국민과 경제를 보호하는 능력을 훼손, 중국 및 러시아의 잠재적 군사위협에 맞서는 우리의 이점을 축소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역내 전략 차원에서 한국에 일본과 관계 정상화를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일 삼각관계 강화 차원에서 한국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압박했고 박근혜 정부는 국내 여론의 비판에도 일본과 합의에 동의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부통령으로 합의를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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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
바이든 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후보자는 19일 "함께라면 우리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훨씬 좋은 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에 관한 재검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블링컨 국무부 장관 후보,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후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커트 캠벨 백악관 아시아 담당 조정관 내정자,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 등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내정한 외교안보 인사들은 모두 국무부 관료 출신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이 모두 북한과 협상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 등 기존 동맹국과 협력하면서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다시 협상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 들기 위한 방법으로 대북 경제 제재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번스 지명자는 북핵 위협 관리 차원에서 북핵 동결 이상의 조치를 대가로 한 부분적 제재 완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바이든 취임을 앞두고 전통적 협박 노선을 타고 있다.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적시했고 핵 역량 등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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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손' 잡고 중국 압박━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중국이 가장 중대한 도전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많은 분야에서 그(트럼프)가 택한 방식엔 동의하지 않지만 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재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시절 그는 바이든은 1단계 무역합의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좋은 협상 카드라 바이든 정부도 선제적으로 없애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에 대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집권 시기 강경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G,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 분야에 4년간 3000억 달러(340조 원)를 투입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중국의 '기술굴기'에 대한 견제 목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으켰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에 최우선으로 투자' 정책으로 기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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