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분당점 1층에 입점해 있던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연달아 폐점하고 있다. 기존에 분당점 1층에 위치해있던 페라가모는 최근 퇴점을 결정해 공사 중이고, 1층에서 운영 중인 버버리도 오는 3월 문을 닫는다.
AK플라자가 현재 수원, 분당, 평택, 원주 등 4개 점포를 운영 중인 가운데 그나마 가장 명품 라인업이 화려했던 분당점에서 명품 브랜드가 모두 빠지면서 AK플라자는 '명품 없는 백화점'이 됐다. 그동안 타 백화점들이 명품을 중심으로 고급화에 치중했던 반면 AK플라자는 다른 백화점들보다 명품 브랜드 라인업이 취약했다. 실제 AK플라자 4개 점포 중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이른바 명품 빅3가 입점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주변 상권이 발달한 분당점이 그동안 AK플라자의 점포들 중 명품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었다. 한때 분당점엔 루이비통, 디올, 프라다, 구찌 등이 입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로 약 5분 거리 떨어진 곳에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문을 열면서 명품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됐다.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해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입점 총 개수를 관리하기 때문에 그 지역 최우등 사업자 한 곳에만 입점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라 모든 브랜드가 빠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1층 명품관엔 버버리, 페라가모만이 남게됐고, 이번에 이들 브랜드마저 폐점을 확정지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아직 버버리가 입점해있지 않기 때문에 판교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AK플라자 분당점에서 자리를 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페라가모와 버버리까지 빠지면서 분당점에는 코치, 토리버치 등 매스티지(대중 명품) 브랜드만 남게 됐다. AK플라자는 앞으로 분당점을 단순히 쇼핑에만 치중한 점포가 아니라, '체험과 휴식이 가능한 편안한 점포'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1층 구찌가 빠진 자리를 쉐이크쉑 버거로 채운 AK플라자는, 이번에 페라가모가 빠진 자리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으로 바꾸기 위해 공사 중이고, 버버리가 나갈 자리엔 삼성모바일샵과 애플 브랜드샵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1층에 F&B(식음료) 매장을 늘려서 고객들이 쉽게 발걸음할 수 있는 트렌디하고 편안한 백화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없으니 돈을 쓰는 고객들 위주로 집객이 빠지고, 매출이 나오지 않으니 추가 다른 브랜드들이 더욱 이탈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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