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퇴출 '악재의 끝' 차이나모바일, 홍콩서 30% 반등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1.01.20 06:40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뉴욕증시에서 퇴출된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기업 주가가 홍콩증시에서 도리어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은 최저가 대비 반등폭이 30%에 달해 돌발악재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이들의 존재도 부각된다.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중국투자자들은 홍콩증시에서 11거래일 동안 1587억 홍콩달러(약 22조5000억원)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가 집중된 기업은 차이나텔레콤(19억4600만주), 중국해양석유(17억7000만주), 차이나유니콤(10억7500만주), 차이나모바일(7억8600만주), SMIC(4억5100만주)다.

트럼프 제재 대상인 중국 3대통신사와 집중적인 제재 대상인 파운드리업체 SMIC가 포함돼 있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3대통신사는 지난 8일이후 뉴욕증시에서의 거래가 중단됐다.

반등폭도 컸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8일 최저가인 39홍콩달러를 찍었으나 19일 49.9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최저가 대비 반등폭은 약 30%에 달한다. 19일 차이나텔레콤도 8일 기록한 저점에서 약 30% 넘게 상승한 2.41홍콩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9일 홍콩 항셍지수는 2.7% 급등한 29642.279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차이나모바일, 중국해양석유 등 31개사를 중국군 연계기업으로 지정하고 미국인이 올해부터 거래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행정명령의 여파는 컸다. 지난해 12월3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는 행정명령에 따라 차이나모바일을 포함한 중국 3대통신사의 주식예탁증서(ADR)를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5일뒤 퇴출결정을 번복했다가 7일 또다시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투자자들은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국유기업의 H주가 트럼프 제재로 급락하자 바닥이라고 여기고 순매수를 늘렸다. 중국투자자들은 강구통(港股通)이라는 홍콩 주식매매 채널을 통해서 홍콩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지난 18일 홍콩증시 거래대금 2243억 홍콩달러(약 31조8500억원) 중 강구통을 통한 매매금액은 760억 홍콩달러(약 10조8000억원)로 약 3분의 1에 육박한다. 지난해 중국투자자들의 홍콩증시 순매수금액도 6721억 홍콩달러(약 95조44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 투자자가 홍콩증시의 큰 손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 투자자가 홍콩증시 투자를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홍콩주식이 싸기 때문이다. 중국기업이 중국본토증시에 상장한 주식은 A주, 홍콩증시에 상장한 주식은 H주다. 그런데, A주는 H주보다 약 35% 비싸게 거래된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도 19일 A주는 60.48위안(약 1만300원), H주는 29.6홍콩달러(약 4200원)을 기록했다. A주가 H주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지난 18일 중국 유명투자자인 리베이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전 세계적인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 추세로 전 세계 자산 가격이 모두 올랐는데, 홍콩증시만 미국 제재로 안 올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홍콩 항셍지수는 3.4%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현지증권사도 홍콩주식의 가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하이통증권(海通證券)은 코로나19 및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승폭이 다른 증시에 미치지 못했다며 홍콩증시에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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